영화 ‘조제’는 국내에서도 유명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하반신을 못 쓰는 여주인공 조제의 사랑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원작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국판 ‘조제’는 원작의 틀을 가져와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남녀의 감정과 사랑, 이별을 현실적으로 그린 원작과 달리 한국판은 밋밋한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낸다.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조제’는 하반신 마비의 주인공 조제(한지민)가 길에 쓰러진 모습을 본 영석(남주혁
울고 싶은데 웃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삶이다. 영화 ‘잔칫날’은 아버지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생신 축하연을 간 주인공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묵직하게 담아낸다.무명 MC 경만(하준)은 아픈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비록 풍족한 삶은 아니지만 행복한 가족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행사를 진행하던 경만은 동생의 전화를 뒤늦게 받게 된다. 경만은 동생 경미(소주연)로부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장례 절차를 밟으며 경만은 만만치 않은 장례비용에 힘들어한다. 아직 지인들에게 부고 문자를 다 돌리지 않은 시점에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다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영화 ‘콜’은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해 과거를 바꾸면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을 촘촘하게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그동안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과 외피는 같지만 스릴러와 공포를 덧입혀 장르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집착과 광기를 그린다.2020년에 살고 있는 서연(박신혜)은 어린 시절 화재사고로 잃은 아빠를 그리워하며 엄마(김성령)와 살고 있다. 투병 중
영화 ‘럭키 몬스터’는 신박하고 대담한 연출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살아있다. 로또에 당첨된 ‘어른아이’ 맹수(김도윤)가 광기를 드러내며 자신을 옭아맨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로 잔인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지만 큰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이유다.‘럭키 몬스터’는 빚더미 인생을 살고 있는 도맹수가 이문이 환청 럭키 몬스터(박성준)의 시그널로 로또 1등에 당첨된 후 위장이혼 뒤 사라진 아내 성리아(장진희)를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폭주극이다.주인공인 도맹수는
영화 ‘이웃사촌’은 예비 대선후보와 그를 감시하는 도청팀장이 진짜 이웃사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드라마다. 기존의 휴먼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적재적소에 웃음과 감동을 배치하려 했으나 전형적인 클리셰에 갇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다.‘이웃사촌’은 1985년을 배경으로 좌천 위기의 도청팀이 자택 격리된 정치인 가족의 옆집으로 위장 이사를 오게 되어 낮이고 밤이고 감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도청팀장 대권(정우)은 안정부 김실장(김희원)의 좌
영화 ‘내가 죽던 날’은 한 소녀의 실종을 추격하던 형사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스터리 추리극인 듯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인생을 다룬 감성 드라마다. 인생의 절벽 끝에 서 있는 듯한 이들의 새로운 삶을 따뜻하게 응원한다.‘내가 죽던 날’의 형사 현수(김혜수)는 남편과의 이혼 문제와 사고로 오랜 공백을 지닌 인물이다. 이혼 재판을 앞두고 복직을 앞둔 현수는 외딴섬에서 발생한 소녀 세진(노정의)의 실종 사건을 자살로 종결 짓기 위해 섬으로 향한다. 소녀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마을 주민 순천댁(이정은)을 만나 그
영화 ‘도굴’은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는 한국 케이퍼 무비다. 간결한 스토리와 범죄 오락 영화 특유의 재미를 동시에 잡으며 코로나19 시국 속 지친 이들에게 웃음과 힐링을 선사한다.‘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이제훈)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판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강동구는 흙맛만 봐도 명당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도굴꾼이다. 타고난 도굴꾼 강동구는 모든 수집가들이 탐내는 금불상을 손에 넣는데 성공한다. 자신의 비밀 수장고에
“인생실습 한다고 생각해.”영화 ‘젊은이의 양지’는 이제 막 고용시장에 뛰어든 청춘이 타인으로 인해 비극을 맞는 이야기를 그린다. 19살 실습생과 꿈이 정직원인 인턴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준다. 다소 투박한 전개가 돋보이지만 고용 불안 시대에서 견디는 청년들을 위로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다.‘젊은이의 양지’는 카드 연체금을 받으러 갔다가 사라진 후 변사체로 발견된 실습생으로부터 매일 같이 날아오는 단서를 통해 인생실습이 남긴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그린 영
영화 ‘소리도 없이’는 두 남자가 예기치 못하게 유괴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기존의 범죄영화와 다른 흐름과 구성으로 흘러가 독특한 신선함을 자아내지만 작품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모호한 매듭이 아쉬움을 남긴다.‘소리도 없이’는 유아인과 유재명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다. 단편영화 ‘서식지’를 연출한 홍의정 감독의 입봉작이다.주인공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은 범죄조직의 하청을 받아 전문적으로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간다. 범죄조직의 청소부인
영화 ‘돌멩이’는 인간의 믿음에 대한 물음을 담은 영화다. ‘어른아이’ 석구가 억울한 누명을 씌게 되는 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편견과 불신이 어떤 비극을 낳는지를 지적한다. 주제의식은 묵직하지만 촘촘하지 못한 구성이 아쉬움을 남긴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엔딩이 보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지능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영화 ‘담보’는 가족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묻는 영화다. 혈연관계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남’이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뭉클하게 그린다. 전형적인 가족 영화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한다.‘담보’는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하모니’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의 신작이다.사채업자 두석은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장르를 특정할 수 없는 영화다. 좀비와 다른 언브레이커블이라는 죽지않는 캐릭터를 앞세운 이 작품은 블랙코미디부터 액션, SF, 스릴러를 아우른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에서 독특한 장르를 선보인 신정원 감독의 신작이다. 기존의 영화들이 그랬듯이 이번 작품 역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B급 감성으로 버무려진 작품이기 때문이다.‘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
사극 액션 영화 ‘검객’은 주인공 장혁이 처음으로 도전한 검술 액션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첫 장면부터 화려한 액션신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검객’은 광해군(장현성)을 지키다 시력을 잃은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칼을 들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극이다.광해군 폐위 후 조선은 명과 청 사이에 껴 어려움을 겪는다. 명을 받들며 사는 조선에 청나라 황족 구루타이(조 타슬림)
영화 ‘뮬란’이 여러 우여곡절 끝에 17일 국내에서 개봉했다. 홍콩시위대를 탄압한 경찰을 지지한 주연배우 유역비와 촬영지인 신장 지역 인권 탄압 논란 등으로 개봉 전부터 보이콧 움직임이 이어지기도 했다. 베일을 벗은 ‘뮬란’은 여성이 억압받던 시대 속 전쟁의 승자로 거듭나며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뮬란’의 영화적 재미는 충분했다. 그러나 기존의 중국 무협사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평이한 전개가 옥의 티로 작용했다.&ls
영화 ‘디바’(23일 개봉)는 국내 영화에서는 쉽게 다룬 적 없던 다이빙을 소재로 한 여성의 욕망과 광기, 그리고 추락을 담는다. 뭐든지 순위로 평가되는 두 다이빙 선수들의 고독함과 잠재돼 있던 욕망을 스릴러라는 장르로 표현했다. 짧은 러닝타임의 미덕인지 스릴러라는 장르 덕인지 지루할 틈이 없다. 다만 인물 간 행동에 대한 당위성과 캐릭터들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디바’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
영화에 등장하는 모두가 ‘도망친’ 여자다. '도망친 여자'는 자신을 억압하는 남자, 혹은 삶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갈망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따라간다.‘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를 따라가는 영화다. 연인 관계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일곱 번째 작품이다.감희는 단 한 번도 남편과 떨어져 지낸 적이 없다. 남편은 &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는 현 시대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 애니메이션이다. 어린 시절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외모 차별에 갇혀 꿈을 이루지 못한 주인공 예지가 바르는 순간 예뻐진다는 ‘성형수’를 만나게 되며 일어나는 엽기적인 행각을 냉철한 시선과 독창적인 스토리로 전달한다.‘기기괴괴 성형수’는 바르면 완벽한 미인이 되는 위험한 기적의 물 ‘성형수’를 알게 된 예지가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호러성형괴담이다. 오성대 작가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신작 ‘테넷’(8월 26일 개봉)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뉜다. ‘놀란 감독 작품 중 가장 신선했다’는 평과 ‘무슨 영화를 보고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난해하다’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테넷’은 복잡한 구성을 띤다. 회전문을 통한 ‘인버전’(시간 역행)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 시간 개념을 이해하면 영화를 보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봐도
영화 ‘69세’(20일 개봉)는 노인 여성이 사회의 차별과 편견 속 자신의 인권과 존엄성을 지키는 내용을 담담하게 그린다. 69세 효정(예수정)이 29세 간호 조무사 중호(김준경)에게 치욕스러운 일을 당한 뒤 세상의 무시 속 홀로 일어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극 중 효정은 품위 있고 차림이 말끔한 노인이다. 시인 동인(기주봉)과 동거를 하지만 전형적인 부부가 아닌 동반자로서 함께한다. 각자의 삶에 대해 존중하며 살아간다.효정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5일 개봉)는 원죄를 지닌 주인공이 자신을 쫓고 위협하는 인물과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이다. 기존의 느와르 장르에 다소 기시감이 드는 설정이 보이지만 이를 뛰어넘는 타격감 넘치는 액션이 관객들의 시선을 붙든다.주인공 인남(황정민)은 전직 비밀요원이자 현재 청부살인을 하는 인물이다. 그의 마지막 미션은 레이(이정재)의 형을 처리하는 일이다. 마지막 미션 후 태국의 섬에서 새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인남. 그러나 미션이 끝나자마자 레이의 끈질긴 추격을 당하게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