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지극히 홍상수 감독스럽다. 그 동안 홍상수 영화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한 주제인 사랑, 끊임없이 이어지는 등장인물들의 대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풍기는 카메라 기법까지 이전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홍상수의 전작과 비교해 볼 때 다른 점은 하나다. 바로 홍상수와 김민희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느낌을 자아낸다는 것이다.‘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감독 상원(문성근)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김민희)가 여행을 하면서 삶과 사랑에 대한 고찰을 하는 내용을 그린다. 줄거리만 봐도 아직 법적으로 ‘유
오랜만에 반가운 장르의 영화가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심리스릴러 ‘해빙’의 이야기다. 끔찍한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다룬 ‘해빙’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결정적인 패를 꺼내든다. 끝까지 긴장감을 선사하는 구조가 흥미로운데, 마치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을 맞추는 재미를 준다.‘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다.영화는 강남에서 병원 도산 후 이혼한 승훈(조진웅)이 한 신도시의 작은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중점적으로 다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시리즈 ‘로건’이 베일을 벗었다. 선혈이 낭자하는 핏빛 액션에 배어든 짙은 감성이 돋보였다.‘로건’은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이 어린 소녀 로라(다프테 킨)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감성 액션 블록버스터다.영화는 마지막 시리즈인만큼 기존의 막강한 울버린이 아닌 인간이자 나약한 로건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늙고 힐링팩터 능력을 상실한 로건이 적에게 무지막지한 공격을 당하거나 산 중턱을 오르며 헉헉대는 모습이 다소 낯설기까지 하다.비록 능력은 잃어가지만, 로라를 지키는 마음은 각
애니메이션 ‘트롤’은 행복을 이야기한다. 걱정과 시름 따위 벗어 던지고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자는 단순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혹자는 그간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메시지라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롤’은 단연 매력적이다. 드림웍스 특유의 ‘못매’(못생긴데 매력 있는)캐릭터들의 향연과 컬러풀한 색감으로 수놓은 스크린이 92분 내내 관객을 미소 짓게 한다.트롤은 북유럽 신화 속 등장하며, 1960년 대를 기점으로 행운을 가져다 주는 숲 속의 요정이 됐다. 애니메이션 ‘트롤’은 이 설정을 그대로 옮겨왔다. 매일이 파티인
어느 날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마침 그 현장을 지나던 10대 소년 현우(강하늘)는 도주하는 용의자와 마주친다. 하지만 학교도 다니지 않는 동네 양아치 현우의 말을 경찰은 있는 그대로 들어 주지 않는다. 형사는 폭행 등 강압수사 끝에 현우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 10대 중반~20대 중반을 현우는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재심’은 누명을 쓰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현우와 변호사 생활의 위기에 내몰린 준영(정우)이 만나 의기투합, 함께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의 재심을 청구하는 과정을
“이 세상에 쉬운 게 어디 있겠니. 그래도 살아져.”영화 ‘눈길’의 종분(김영옥)은 이렇게 말한다. 일제에 핍박 받던 모진 세월, 위안부에 끌려가 갖은 치욕과 폭력을 견딘 종분이 갈 곳 없는 불량소녀 장은수(조수향)를 향한 따뜻한 위로다. 가족과 고향을 떠나 철창 안에 갇혀 지내며 일본군을 받은 종분의 한숨 섞인 이 말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눈길’은 위안부를 다룬 영화다.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김새론)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그린다.기존의 위안
영화 ‘더 킹’의 흥행 기세가 무섭다.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185만 명 관객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1월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으며, ‘7번방의 선물’의 개봉 첫 주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이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더 킹’은 “한 편의 마당놀이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한재림 감독의 의도처럼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영화다. 사회적 비난 대상인 부정부패 검사들을 박태수(조인성)라는 인물을 통해 주인공 시점에서 그려냈다. 그동안 검사를 내세운 영화가 한
영화 ‘공조’ 속 현빈의 액션은 점입가경이었고, 유해진의 감칠맛이 더해진 코믹 연기는 극의 윤활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통속적인 설정이 아쉬움으로 남았다.‘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팀플레이를 그린 영화다. 북한형사로 분한 현빈은 스크린에서 훨훨 날아다녔다. 절제와 카리스마가 넘치는 액션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그동안 유독 영화에서 이렇다 할
남녀의 변치 않는 사랑만큼 찬란한 게 있을까. 영화 ‘얼라이드’는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를 끝까지 지켜내는 두 남녀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다.‘얼라이드’는 정부로부터 사랑하는 아내 마리안 부세주르(마리옹 꼬띠아르)가 스파이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영국 정보국 장교 맥스 바탄(브래드 피트)이 제한 시간 72시간 내에 아내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영화의 본질적인 메시지는 사랑이다. 첫 눈에 서로에게 반한 맥스와 마리안의 사랑 이야기가 스크린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카사블랑카에서 독일 대사
누구나 살면서 열등감을 느낄 때가 있다. 자신보다 외모, 재력, 집안이 우월한 상대를 만났을 때 생기는 이 감정은 이 시대 계급주의 사회를 요약하는 단면이다. 영화 ‘여교사’는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인 열등감을 남녀 간의 치정, 거짓으로 얼룩진 관계를 통해 이야기한다.‘’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과 자신이 눈여겨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 뺏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질투
꿈에서 다른 사람과 서로 몸이 뒤바뀐다면 어떤 기분일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황스럽고 놀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어쩌면, 그 사람의 삶을 조금 더 살만하게 하기 위해, 서로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너의 이름은.’은 이러한 과정을 기적 그 이상의 판타지로 풀어낸다.‘너의 이름은.’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카미키 류노스케)와 시골 소녀 미츠하(카미시라이시 모네),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홍콩 태국 대만
“이렇게 좋은 구경을 놓칠 수 없지!”영화 ‘마스터’ 속 박장군(김우빈)은 이렇게 외친다. 박장군의 말마따나 ‘마스터’는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의 연속이다. 쉴 틈 없이 빠른 전개와 화려한 스케일로 눈호강을 시켜주고, 부패한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마스터’는 조 단위 규모의 사기 사건을 벌인 원 네트워크 진 회장(이병헌)을 쫓는 정의의 형사 김재명(강동원), 진회장의 브레인이자 이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박장군(김우빈)이 서로 속고 속이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이러한 시놉시스에 걸맞게 ‘
누가 두 여자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30일 막을 올린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미씽)는 중국인 보모 한매(공효진)가 지선(엄지원)의 딸 다은을 납치하면서 밝혀지는 진실을 그린 스릴러다.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사건을 추적하는 재미가 있고, 매 장면마다 긴장감이 넘친다.이 같은 스릴러의 충분한 흥미요소에도 가슴이 자꾸 먹먹해지는 이유는 바로 한매와 지선 때문이다. 영화에는 한국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지선과 중국 여인 한매의 아픈 사연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다.지선은 ‘극한직업’으로 불리는 드라마 외주 홍보사 직원이다.
[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조정석과 도경수의 연기는 훌륭했으나 뻔한 휴먼코미디 장르를 벗어나진 못했다. 영화 ‘형’의 이야기다.‘형’은 사기전과 10범 형(조정석)과 잘 나가던 국가대표 동생(도경수),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렸다. 코미디로 시작해 신파로 끝나는 영화다.영화의 전반은 코미디에 충실했다. 무엇보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납득이 열풍을 일으킨 조정석의 공이 컸다. 욕설이 몸에 밴 고두식을 밉상이 아닌 ‘호감’으로 표현했다. 조정석의 맛깔나는 애드리브가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는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한다.펄펄 활개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주인공이 포기하는 영화는 처음이다. OST에 이렇게 음이탈이 많이 나는 영화도 처음이다. 영화 ‘걷기왕’은 아주 재기 발랄한 방법으로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넨다.20일 개봉하는 ‘걷기왕’은 멀미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나 매일 4시간을 도보로 왕복하며 등교하는 강화도 여고생 만복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심은경이 만복 역을 맡아 평범하면서도 특이한 열일곱 살 소녀의 심리를 표현했다.영화의 시작은 만복이 차는 물론 배, 자전거 심지어는 소를 타고서도 극심한 멀미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만복 아버지(김광규)는 “정신력의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유해진의 매력은 친근함인 줄 알았다. 예능 ‘삼시세끼’에서 아재개그를 구사하고 등산을 즐기는 모습이 편안한 동네 오빠 혹은 아저씨로 느껴졌다. 그런데 영화 ‘럭키’를 보고 난 후 유해진이 새롭게 다가왔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것은 물론 잘생김까지 장착했다. ‘볼수록 진국이다’라는 모범답안이 바로 여기 있었다.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럭키’는 냉혹한 킬러 형욱이 목욕탕에서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가 되는 반전코미디다. 유해진은 카리스마 킬러에서 성실한 무명배우의 삶을 살아가는 형욱 역으로 영화를 이끈다.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네요.”(내레이션 중에서)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 최선의 선택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진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선택들이 쌓여 결국 내가 된다. 설사 그게 악인일지라도 어쩔 수 없다.28일 개봉하는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영화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이 출연하고 ‘비트’ ‘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악인들의 생태계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연달아 울리는 총성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서부 총잡이 특유의 허세는 유쾌함을 유발한다. 막바지 총격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유쾌·상쾌·통쾌한 오락영화 ‘매그니피센트7’이다.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매그니피센트7’은 1879년 평화로운 마을 로즈 크릭을 무력으로 점령한 탐욕스러운 보그 일당을 향한 통쾌한 복수를 그렸다. 1960년 개봉한 영화 ‘황야의 7인’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이병헌, 에단 호크 등이 출연한다.영화는 현상금 사냥꾼 샘 치좀(덴젤 워싱턴)이 마을을 구해달라는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규모는 2014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이 확인시켜줬다. 2015년엔 ‘인사이드 아웃’이 있었고, 올 초에는 ‘주토피아’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젠 국산 애니메이션도 사랑받을 때가 왔다.지난 7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달빛궁궐’은 창덕궁에서 우연히 환상의 세계 달빛궁궐로 들어가게 된 13살 소녀의 모험담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다. 전문 성우 김서영, 신용우 등이 목소리를 연기했고 배우 이하늬, 권율, 김슬기가 지원사격 했다.영화는 개봉 전 포스터와 티저 공개만으로도 일본 애
[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신문물이 들어오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지도꾼 김정호의 희로애락이 펼쳐진다. 권세가의 다툼과 정치적 혼란은 당연하고 개인의 사랑과 애끓는 부정(父情), 심지어 종교탄압과 독도도 주요하게 등장한다.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는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전국 팔도를 누빈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공공의 적’ 강우석 감독의 3년 반만의 연출 복귀작으로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 신동미, 남경읍 등이 출연한다.실존인물인 지도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