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고요한 경남 통영시 도남항에 이른 아침부터 구령 소리가 우렁차다. 흡사 달리기 동호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슴 한 켠에 태극기가 선명하다. 김형태 대한민국 요트 국가대표팀 감독이 반갑게 맞이한다. 아침 인사를 나누고 주위를 둘러보니 한국 요트 각 체급별 감독과 코치가 눈에 들어온다. 이어 건장한 남성이 아침 인사를 건넨며 말한다. "같이 뛰시죠." 유준상(78) 대한요트협회 회장이다. 올 해로 78세인 유 회장은 또래보다 10~20년은 젊어 보인다. 유 회장은 최근 작고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동갑이다. "하루에 5km
수 년간 배구 종목을 취재하면서 처음 보는 장면이 연출됐다.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시즌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다.경기 전 기자회견은 방송사 토크쇼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기자석 뒤 관중석에 취재진이 앉고 양팀 감독이 한 명씩 차례로 로비 중앙에 앉아 홈팀 관계자의 진행 속에 질문과 답이 오갔다. 평소대로라면 인터뷰실에서 진행되지만 이날은 특별히 관중석에서 이뤄졌다. 감독, 취재진 간엔 마이크로 대화가 오가 코트 위에서 몸을 풀던 선수들도 들을 수 있는 여지가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은 관중 여러분 감사합니다.”12일 오후 7시 20분쯤 유관중 전환을 알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인사말이 고양종합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파울루 벤투(51)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과 김학범(60)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 대표팀의 스페셜 매치 2차전은 오후 8시 이곳에서 열렸다. 정부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1단계로 낮추면서 ‘직관(직접 관람)’이 허용된 국내 프로스포츠 첫 번째 공식 경기다.◆A대표팀 이름으로 코로나19
“All of my Life(내 인생의 모든 것).”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올 시즌 슬로건이다. ‘전자랜드 팬들은 전자랜드 농구 인생의 모든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전자랜드 구단은 “우리 팬들을 위해 뛰겠다고 슬로건을 정한 만큼 이번 시즌 우리 팀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유도훈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인생을 걸고’라는 표현으로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전자랜드는 프로농구 최고의 ‘다크호스’ 팀이다. 다른 팀처
“(송)민규(21)야, 여기!”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은 대체로 고요했다. 파울루 벤투(51)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김학범(60)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 대표팀의 스페셜 매치가 열린 장소치고는 적막이 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무관중’으로 열린 탓이다.녹색 잔디의 그라운드는 기자석과 약 30m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서로를 호명하는 소리는 생생히 들렸다. 코로나19 시대에는 관중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 탓에 과거 국내 각급 축구 대표
“양팀 모두 전력이 다듬어진 상태가 아니라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네요.”27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만난 농구 관계자들은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대회 우승팀 전망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2019-2020시즌 정규리그 공동 1위인 서울 SK 나이츠와 이대성(30)을 영입하며 다가오는 시즌 돌풍을 예고한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대회 결승전은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기자석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들어차기 시작했으며 양팀 선수단의 사전 몸풀기 훈련에선 남다른 비장함이 느껴졌다.◆MV
탕탕탕.20일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개최 장소인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 관중의 함성 소리 대신 농구공 튀는 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무관중으로 막을 올린 이번 대회 초점은 ‘철저한 방역’이었다.KBL은 지난달 29~30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이벤트 대회인 ‘서머 매치’를 열려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결국 대회를 취소했다. KBL은 10월 9일 개막할 20
쿵쿵 짝! 쿵쿵 짝!8일 대구FC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1부) 2020 15라운드 경기가 열린 DGB대구은행파크. 경기장엔 관중의 발 구르는 소리와 박수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비말 분출 및 접촉을 유발하는 응원가 부르기, 하이파이브 금지에 따라 평소보다 강한 발 구르기와 박수 응원전이 펼쳐졌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해온 K리그가 유관중으로 전환함에 따라 대구 구단 역시 이날부터 유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 지난 5월 16일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1-1 무)을 무관중으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이 펼쳐진 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경기가 8회에 접어들다 1루 관중석에서 박수 소리가 울려퍼졌다. 한화 홈 팬들은 응원단장의 지휘에 맞춰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쳤다.8회 육성 응원은 한화 이글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8회가 되면 한화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열중쉬어 자세에서 배를 튕기며“최!강!한!화!”를 외친다. 육성 응원은 한화의 명물이자 한화 팬들의 자부심이다.그런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화의 응원문화를 바꿔놓았다. KBO의 방역 지침
“관중석에선 마스크 착용이 필수이며 티켓 판매는 온라인에서만 가능합니다.”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12차전이 열린 2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 야구장 곳곳에선 안전한 관람을 위한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무관중으로 진행하던 프로야구는 정부가 최근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허용해 이날 잠실, 고척, 수원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팬들을 맞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관중 입장을 허용한 건 대만, 일본에 이어 KBO리그
프로축구 K리그1(1부) 성남FC와 강원FC 두 시ㆍ도민구단의 2020 하나원큐 K리그1 13라운드 맞대결이 벌어진 25일 탄천종합운동장. K리그 선수 추가 등록이 마무리된 뒤 첫 경기가 이곳에서 펼쳐졌다. 기자는 양팀 선발 라인업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22명 전원이 한국 선수로 구성된 것이다. 심지어 강원 후보 명단에는 유일한 외국인 선수 나카자토 다카히로(30ㆍ일본)도 없었다. 성남 벤치에서 시작한 공격수 토미슬라프 키시(26ㆍ크로아티아)와 수비수 잠시드 이스칸데로프(27ㆍ우즈베키스탄)만이 이날 전체 명단에 올라온 유이한
"재밌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24일 개장을 앞두고 있는 해발 541m에서 즐기는 색다른 스릴을 선물할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내놓을 '스카이브릿' 현장을 찾았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최상단부에서 세계 최고 높이의 짜릿한 액티비티를 직접 체험했다. 신동빈 회장은 하네스와 헬멧 등 안전장구를 착용한 채 스카이브릿지를 체험하며 "재밌네"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스카이브릿지 투어는 롯데월드타워 최상단 루프의 두 개로 갈라진 구조물 사이를 연결한 다리를 건너는 고공 어트랙션이다.
‘수원 삼성’이라고 하면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대규모 서포터즈이고, 다른 하나는 일 잘하는 프런트다. 수원 구단이 한창 프로축구 K리그를 주름 잡던 시절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선 일 잘하는 프런트를 논할 때 어김 없이 수원 프런트가 꼽혔다.그러나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사뭇 달랐다. 경기장에는 서포터즈가 없고, 팀에는 감독이 없었다. 관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입장이 금지되고 있지만, 감독 대신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치르는 수원의 모습은 새삼 낯설었다
“(공이 홀컵에) 들어갔어?”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 출신이자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한 ‘핫식스’ 이정은(24)의 입이 쩍 벌어졌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0위인 정상급 프로골퍼 이정은도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이정은은 11일 부산 기장군 스톤게이트 컨트리클럽(파72ㆍ649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신설 대회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 5번홀(파5)에서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8일 KT 위즈와 KIA타이거즈의 시즌 8차전이 열린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는 원정팀 KT의 7-4 승리로 끝을 맺었다. 치열했던 승부가 끝난 뒤 녹색 다이아몬드엔 뒷정리를 하는 KIA의 그라운드 키퍼들만 남아 있었다. 선수 대부분은 구장을 빠져나간 상황. 그런데 워닝 트랙에서 누군가 수건을 잡고 섀도 피칭(공은 쥐지 않은 채 투구 동작만 반복하는 훈련)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주인공은 KIA의 에이스 양현종(32)이었다. 그는 좌측 폴대에서 우측 폴대까지 걸어가면서 수없이 수건을 잡고 던지는 걸 반복했다. 잠시 멈춰 뭔
"F***." 10홈런으로 올해 처음으로 두자릿 수 홈런을 기록했고 1일 기준 장타율(0.813)과 순장타율(0.438)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 라모스가 프로 2년 차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의 묵직한 직구에 욕설을 내뱉었다. 라모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4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절정의 타격감과 팀의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고 경기에 나선 라모스는 연습타석에서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예열을 마쳤다. 원태인과 첫 대결은 공 하나로 끝났다. 라모스는 원태인의 초구 빠른 공을 타격
"8연패를 끊어줘!"SK 와이번스의 1선발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이 커피숍에 등판했다. 킹엄은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앞서 행복드림구장 인근 커피숍을 찾아 커피 50잔을 주문했다. 애초 킹엄은 NC와 이날 경기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마운드를 신예 좌완 백승건에게 넘겼다. 팀의 1선발 에이스로 개막 후 8연패 수렁에 빠진 팀의 연패 사슬을 끊어야 할 중책을 맡았지만 부상으로 투구판을 밟지 못하는 미안함을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대신했다. 킹엄은 15일 NC와 경기에 앞서 부상자 명
이채롭고 생경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처음으로 5월에 개막한 2020시즌 KBO리그 프로야구 개막전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20시즌 KBO리그 프로야구는 5일 서울 잠실과 인천, 대구, 광주, 수원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오랜 야구 갈증에 시달린 만큼 야구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해야 하겠지만, 코로나19로 이날 개막전은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대신 생경한 풍경이 자리했다.5일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개막전이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 관중석에는 함성을 지르는 관중 대신 마스크를 쓴 '무&
KT 위즈의 베테랑 박경수(36)가 홈런포로 쏘아 올리며 개막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박경수는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교류전에 3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강철 감독은 그동안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은 박경수가 타격감을 찾을 수 있도록 중심타선에 배치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타석에 많이 들어가보라고 박경수를 3번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앞선 세 타석에서 침묵한 박경수는 마지막 타석에서 대포를 쏘아올렸다. 팀이 3-0으로 앞선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공장’이라 불리던 SK 와이번스 방망이가 2019시즌 ‘물타선’으로 전락했다. 공인구 반발 계수 조정에 직격탄을 맞으며 2017시즌 234개, 2018시즌 233개였던 팀 홈런이 2019시즌엔 117개로 급감했다. 10개 구단 중 홈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팀 타율도 2018시즌 0.281에서 2019시즌 0.262로 내려앉았다. 특히 후반기 팀 타율이 고작 0.247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역대급 추락’을 경험한 SK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코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