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27일 개봉)은 100% 실화로 제작된 민주항쟁영화다. 그 동안 수 없이 제작된 민주항쟁영화가 신파적 색채가 강한 데 반해 ‘1987’은 담담하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한다. 굳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1987’은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발생한 이한열 사망사건을 담는다.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그려졌지만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화임
한국영화들이 연말 극장가에서 3파전을 펼치고 있다. ‘강철비’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과 개봉을 앞둔 ‘1987’의 이야기다. 세 편 모두 15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자 관객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2017년 한 해 외화의 강세에 밀려 한국영화가 좀처럼 맥을 못 춘 만큼 세 편의 개봉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특히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 함께’는 7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매우 빠른 흥행 속도를 자랑
한국 영화계에서 판타지는 그야말로 생소한 장르였다. 여럿 감독들이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내놓은 바 있으나 할리우드와는 비교 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은 박수 받을 만한 한국 판타지다. 화려한 CG로 시각 구현에 공을 들이며 한국 판타지영화의 가능성을 알렸다.‘신과 함께’는 한국의 시각적인 특수효과(VFX)를 개척한 덱스터 스튜디오의 수장 김용화 감독이 만든 영화다. 1편, 2편이 동시에 촬영됐으며 총 제작비
영화 ‘강철비’(14일 개봉)는 한반도의 남북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기존의 남북 정세와 관련한 영화들과 다른 점은 현재 상황을 적나라하게 깊이 있게 파고든 점이다.‘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남북 전쟁이 일어난다면 핵전쟁일 것’이라는 양우석 감독의 예측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는 쿠데타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권력 1호와 함께 남한에 내려온다. 권력
처음 가는 길은 모든 게 서툴 수밖에 없다. 영화 ‘초행’(7일 개봉)은 현대 사회에서 꼭 치러야 할 관례로 여겨지는 결혼을 앞둔 불안정한 연인의 발걸음을 다독인다.‘초행’은 서로에게 너무도 익숙해진 7년 차 동거 커플인 30대 수현(조현철)과 지영(김새벽)의 이야기를 다룬다. 수현은 시간제 미술강사, 지영은 방송국 비정규직으로 안정된 삶과는 거리가 멀다.지영이 2주 째 생리를 하지 않자 수현의 가슴은 내려앉는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무거운 압박감 속에 두 사람은 양가 부모를 만난다.
영화 ‘반드시 잡는다’(29일 개봉)는 두 노인을 내세운 스릴러물이다. 노인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전개가 늘어지거나 지루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영화는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끈질긴 추격전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반드시 잡는다’의 배경은 전라도의 아리동이라는 가상공간이다. 70대 노인 심덕수는 허름한 원룸 빌라의 주인인데, 말이 ‘건물주’일뿐 하류 인생에 가깝다. 월세를 몇 달치 못 내는 사람들이 허다해 수입도 변변치 않다. 그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영화 ‘역모-반란의 시대’(개봉 23일)는 조선 후기인 1728년 영조 4년에 일어난 이인좌의 난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김홍선 감독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하룻밤, 무협 액션, 드라마적인 감동을 주는 메시지까지 106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모두 담으려 했으나 허술한 완성도로 아쉬움을 남긴다. 주인공 정해인의 열연만 기억되는 작품이 될 듯하다.‘역모’는 드라마 ‘블랙’ ‘보이스’ 등 웰메이드
‘판을 뒤집을 진짜 꾼들이 온다!’영화 ‘꾼’(22일 개봉)을 대표하는 홍보 문구다.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범죄자들이 모여 무언가를 강탈하는 내용의 영화)인 ‘꾼’은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다. 캐스팅 면면도 화려하다. ‘진짜 꾼들’에 현빈, 유지태, 배성우, 나나 등을 캐스팅했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전개와 달리 홍보 문구처럼 ‘막판 뒤집기’를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단점으로 작용된다.‘꾼’은 희대
영화 ‘미옥’(9일 개봉)은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여성 원톱 액션에 누아르라는 장르의 특수성,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는 김혜수의 컴백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미옥’은 캐릭터의 강렬함도, 장르적인 매력도 찾아볼 수 없어 끝없는 아쉬움만 자아냈다.‘미옥’에는 세 캐릭터가 등장한다. 범죄 집단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운 실세 나현정(김혜수), 나현정을 흠모하는 조직의 실무 담당자 임상훈(이선균),
영화 ‘침묵’(2일 개봉)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심리 추적 스릴러다. 살인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갈등과 심리 변화가 꽤 흥미롭다. 영화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은 여러 속임수와 맥거핀(관객을 의문에 빠트리거나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효과)을 반복하다 마지막 반전을 선사한다.‘침묵’은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용의자로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를 담는다. 임태산은
토르가 진짜 천둥의 신이 됐다. 25일 개봉한 '토르'의 최신 시리즈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토르가 지금까지 자신을 상징했던 것들을 모두 잃고 비로소 진짜 '천둥의 신'이 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토르: 라그나로크'의 주요 무대는 지구가 아닌 우주다.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의 통치가 오딘(안소니 홉킨스)이 사망하면서 아스가르드엔 위기가 닥친다. 오딘의 첫 번째 자식이자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와 로키(톰 히들스턴)의 누나인 죽음의 신 헬라(케이트 블란쳇)이 아스가르드를
영화 ‘마더!’(19일 개봉)는 홍보 문구처럼 문제작임에 틀림없다. 강렬한 종교적 메시지를 띈 이 영화는 인류의 창조, 멸망, 파괴, 욕망 등이 극한의 상황에서 펼쳐지며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마더!’는 전반부와 후반부의 톤이 극명하게 다른 영화다. 전반부는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시인(하비에르 바르뎀)과 젊은 아내 마더(제니퍼 로렌스)의 집에 불청객들이 찾아오는 과정을 담는다. 전반부는 집에서 반복되는 이상한 일들로 신경쇠약에 걸리기 일보직전인 마더와 무관심하고 이
마동석, 윤계상, 조재윤 주연. 강윤성 감독의 상업 영화 처녀작. 추석 극장가 전망도에서 그다지 주목 받는 영화는 아니었던 ‘범죄도시’가 카운터펀치를 제대로 날릴 전망이다. 어쩌면 이 영화는 앞으로 진득하게 이어질 어느 시리즈의 서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범죄도시’는 실제 2004년과 2007년 서울에서 일어난 왕건이파와 흑사파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2004년 서울. 하얼빈에서 넘어와 단숨에 기존 조직들을 장악하고 가장 강력한 세력인 춘식이파의 보스 황 사장(조재윤)까지
‘아이 캔 스피크’(21일 개봉)는 영리함이 돋보이는 영화다. 위안부 피해자 소재의 영화들이 대부분 적나라하게 일본의 만행을 들추는데 공을 들인 것과 달리 ‘아이 캔 스피크’는 우회하는 길을 택하며 울림을 더한다. 코미디라는 포장지를 뜯어보면 의외의 슬픔과 감동이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한다.영화의 내용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원리 원칙밖에 모르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구청의 ‘민원 왕’ 옥분(나문희)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두 캐릭터는 갈등과
화제작 ‘킹스맨: 골든서클’이 베일을 벗었다. 전작 ‘킹스맨: 에이전트’보다 비주얼에 한껏 공을 들였다. 하지만 특유의 ‘병맛’ 코드는 덜어냈고, 잔인함은 한층 더해졌다.‘킹스맨: 골든서클’은 초반부터 화려하게 시작한다. 킹스맨 후보에서 탈락한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가 에그시(태런 에저튼)를 공격하는 장면을 초반에 배치했다. 두 사람의 액션에는 카체이싱, 총기, 공중 부양 등 눈을 사로잡는 액션이 펼쳐진다. 액션의 동선에 따라 흘러나오는 음악이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14일 개봉)는 액션과 음악이 결합된 영화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못지않은 거침없는 자동차 액션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관객의 쾌감을 자극하는 액션에 신나는 음악까지 더해지니 오락 영화로는 제격이다.‘베이비 드라이버’는 코믹 공포물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년)로 유명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이다. 코믹에 공포를 섞은 이질적인 장르로 히트 친 라이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범죄에 음악을 성공적으로 결합시켜 관
“네가 보기에 내가 예뻐, 안 예뻐?”영화 ‘여배우는 오늘도’(14일 개봉)에서 ‘여배우’ 문소리가 매니저에게 따져 묻는다. 마치 일종의 히스테리로 보이는 이 모습은 웃음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관객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진짜 아름다운 게 무엇인지, 매력적인 여성이란 어떤 모습인지 말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여자라는 조건이 붙은 한 중견배우의 삶과 고민을 비춘다.‘여배우는 오늘도’는 문소리가 각본, 감독,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6일 개봉)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원작보다 한국적인 정서를 더했다. 은퇴한 살인마 병수(설경구)의 부성애를 강조함으로써 관객의 공감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살인자의 기억법’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가 딸 은희(김설현)를 지키기 위해 펼치는 고군분투다. 병수는 자신의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쓰레기를 청소한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 세상에 쓸모 없고 악한 사람들을 자
한국 코미디 영화가 귀한 시대, ‘로마의 휴일’(30일 개봉)이 틈새시장을 노렸다. 웃음과 감동을 모두 잡으려는 이덕희 감독의 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코믹도, 신파도 아닌 미지근한 설정이 오히려 두 마리를 토끼를 모두 놓치는 꼴이 됐다.‘로마의 휴일’은 진한 우정을 자랑하는 세 남자가 인생역전을 위해 현금수송 차량을 털고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다. 임창정, 공형진, 정상훈 등 코믹 연기에 능한 배우들이 출연한다.하지만 코믹 연기의 ‘달인&r
영화 ‘브이아이피’(23일 개봉)는 화려한 캐스팅과 국내에서 다룬 적 없는 ‘기획 귀순’이라는 소재, 남성적 느낌을 물씬 풍긴 느와르 장르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전작 ‘신세계’(2013년)로 대박을 터뜨린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역시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신세계’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기는 무리수일 듯하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새로운 느와르의 탄생이다.‘브이아이피’는 북한에서 기획 귀순한 고위 인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