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가마솥과 태블릿 PC가 함께 있는 조리실. 손맛과 스마트 팩토리가 공존하는 곳. 이곳은 DSCK(Dongwon Standard Central Kitchen)이다.

▲ 동원 더반찬 서울 신공장 DSCK 전경/ 동원

연평균 20% 가량 성장하는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동원그룹은 서울 가산동에 조리형 공장을 오픈했다. 기존 더반찬 공장의 장점인 전통적 조리방식을 유지하면서 규모 확장을 비롯해 식품공장으로서 갖춰야 할 첨단 설비와 안전설비 등을 대폭 보강했다. 다품종 신선HMR에 최적화된 공장이라는 것이 동원의 설명이다.

26일 기자가 찾은 동원 서울 신공장, DSCK는 전통의 조리방식과 현대의 첨단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메뉴의 맛을 내고 조리를 하는 과정은 모두 전통적인 수작업을 통해 이뤄졌다. 동원홈푸드 소속 7명의 전문셰프로 구성된 메뉴 개발팀에서 메뉴 하나하나의 표준 레시피를 만들면, 더반찬 공장에서만 10년 가까이 근무한 조리 프로들이 일관된 맛으로 조리를 하는 구조다.

제품의 70%가 완성되는 조리실에 들어서니 맛있는 집 반찬 냄새가 코를 찔렀다. 1~8번까지 조리라인에는 약 30여명의 조리 프로들이 육류를 볶거나, 건어물, 나물 반찬을 만들고 있었다. 하루에 300여가지의 반찬들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조리 프로들은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요리를 만들어갔다.

▲ 10년 경력 조리 프로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 전통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 동원

집밥 특유의 손맛 재현과 함께 중요한 것이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레시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각 공정마다 태블릿을 배치했다. 태블릿에는 표준화된 레시피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조리방법, 품질기준, 식재료명, 중량, 규격, 특이사항, 완성제품 사진까지 포함 돼 있다.

‘두마리장어구이’ 레시피에는 '쪽파 송송썰기. 두께 0.5cm', '양념장어 220g 반자르기 2마리', '생강 채썰기 규격 0.1', '부추 반자르기 길이 5cm' 등 조리 방법, 규격이 상세히 제시돼 있어 일관되게 조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포장할 때도 저울로 중량을 측정하고 하나하나 검수 후 담았다. 단순한 제품의 경우 자동포장기 기계를 이용한다.

이렇게 포장까지 완성된 제품들은 일종의 반찬 엘리베이터인 ‘연속식수직반송기’를 통해서만 물류실로 이동된다. 제품의 안전을 위해서다.

조리에선 전통적인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관리, 안전, 포장, 물류 등에 있어선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됐다.

▲ 식품회사 최초로 다품종 소량배송에 최적화된 현대식 DMPS 시스템을 도입한 물류실의 모습. /동원

특히 물류배송시스템에 국내 식품회사로는 최초로 DMPS(Dual Mode Picking System)을 도입한 것이 눈에 띄었다.

DMPS는 국내 화장품업체 한 곳(아모레퍼시픽)과 제약업체 한 곳(종근당)만이 도입해 운영중인 첨단물류설비다. 다품종 소량생산 및 배송에 최적화된 물류설비로, 고객의 주문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담아 배송할 수 있다.

기존 더반찬 공장은 300여 종의 제품 중 고객이 주문한 개별제품들을 사람이 눈으로 확인한 뒤 담아 배송하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고객이 주문하지 않은 제품이 배송되거나, 주문한 제품이 누락되는 배송불량이 발생할 소지가 있었다. 그러나 DMPS는 설비가 자동으로 각각의 고객 주문내역을 입력하고 읽어, 배송박스마다 정확한 제품들이 담기는 시스템으로, 이를 통해 배송 불량률이 0%에 가깝게 유지할 수 있다.

신영수 동원홈푸드 대표는 "표준 레시피와 프로 손맛의 황금 운영 비율이야 말로 DSCK의 경쟁력"이라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경계선의 미학'을 이룬 조리형 공장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원홈푸드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대규모 조리공장 오픈을 시작으로 채널확대, R&D 마케팅 강화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오는 2021년까지 2,000억원 대의 국내 최고 HMR 전문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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