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올 1분기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선 가운데 중소형 손보사들이 고객확보와 CM(Cyber Marketing) 채널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탄탄한 자금력으로 CM채널에서도 저가 경쟁을 펼치면서 중소사들이 들어갈 틈은 더욱 좁아졌다. 대형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보험료 인하 여력도 남아 중소사들의 빙하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분기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80.2%를 기록했다. 중소사들의 고객 확보가 갈수록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됐다./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분기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80.2%를 기록했다. 4개사의 점유율이 8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모두 4조1,300억원으로, 삼성화재가 보험사로는 유일하게 1조원를 넘겨 1조2,406억원을 기록했다. 동부화재 8,130억원, 현대해상 7,815억원, KB손보 5,467억원이 뒤를 이었다.

시장점유율도 상위 4개사가 휩쓸었다. 삼성화재가 29.4%, 동부화재 19.4%, 현대해상 18.5%, KB손보 13.0%로 도합 80.2%다. 70%대 중반을 기록했던 2015년과 전년 대비 완곡한 상승세다.

온라인보험 활성화가 상위 4개사들의 실적과 점유율을 동반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상위사들은 대면 판매 상품보다 규정이 자유로운 온라인보험에서 보험료를 대폭 낮춘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대면 채널에 비해 20%까지도 저렴한 상품이 등장하면서 신규 가입자가 크게 유입됐다.

보험 포털에서 자동차보험의 가격과 혜택 정보를 제공한 것도 대형사들에 힘을 실어줬다. 금융당국의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의 가격과 혜택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점유율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4개사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93%를 웃돈다.

호실적과 고객 유입의 선순환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상위 4개사가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도 커졌다.

자동차보험의 점유율 차이가 심화될수록 상위사와 중소사의 간극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보험의 점유율이 다른 상품의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쳐서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을 ‘미끼 상품’으로 칭한다. 운전자는 무조건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므로, 처음으로 손해보험사와 만나는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 보험 소비자들이 손해보험을 이곳 저곳에 분산하기 보다, 처음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손보사의 상품에 더 관심을 가진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로서는 무조건 팔아야만, 소비자는 무조건 사야만 하는 보험”이라며 “사실상 수익률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앞세운 홍보 효과와 고객 유인 효과를 노린다”고 말했다.

중소사들의 실적이 상위 4개사에는 크게 못 미쳐 보험료 인하 등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마일리지 특약 등을 통해 우량 고객을 확보한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4개사의 점유율이 높지만 그만큼 위험 고객도 많이 분포돼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점유율이 낮은 대신 혜택확보로 우량고객을 유치하면서 위험성을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