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관중석 모습./사진=KOVO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배구는 ‘겨울 프로스포츠의 꽃’이라 불린다. 최근에는 농구 못지않게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경기장에서도 쉽게 ‘만원 관중’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배구장에는 주로 누구와 함께 갈까. 한국스포츠경제와 닐슨코리아가 최근 진행한 ‘2017 배구행복지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43.7%는 ‘친구’와 함께 배구장을 찾는다고 했다. 이어 ‘가족(28.2%)’, ‘애인(17.2%)’, ‘혼자(6.3%)’, ‘직장 동료(3.6%)’, ‘동호회 회원(1.0%)’ 순이었다.

가족보다 친구들과 배구장을 방문한다는 비율이 높은 것은 꽤나 주목할 만한 점이다. 지난 해 본지의 같은 설문 조사에서 프로야구와 축구는 각각 41.0%와 36.7%로 ‘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배구장을 찾는 팬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520명 가운데 경기장을 찾은 경험이 있는 팬은 393명(75.6%)이었는데 연령대별로는 ‘20대(81.0%)’, ‘30대(74.0%)’, ‘40~50대(68.2%)’ 순으로 나타났다. 또래 집단의 유대관계를 보다 중요시하는 젊은 팬들이 여가 생활 공유의 차원으로 배구장에 많이 찾고 있음이 드러났다. 응답자 중 성별로는 남성의 78.1%, 여성의 73.1%가 경기장을 찾아 큰 차이가 없었다. 배구 팬덤을 논할 때 여성 팬들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V리그의 대표 인기 구단 현대캐피탈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배구를 관람하는 여성과 젊은 팬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 팀만 하더라도 2000년대 중반부터 여중, 여고를 깜짝 방문하는 이른바 ‘스쿨 어택’ 마케팅을 실시했다. 그때부터 여성이나 젊은 연령대 팬들이 조금씩 늘어났다”며 “그 분들이 2030 성인이 된 지금도 꾸준히 경기장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팀을 비롯해 V리그 구단들이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충전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한 서비스는 물론, 외모가 뛰어나고 세련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는 것도 여성이나 젊은 팬 유입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카드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선수들의 일상 등을 공개하며 젊은 팬 확보에 특히 주력했다. V리그 각 구단이 디지털 세대를 위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치면서 디지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여성이나 젊은 팬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배구 팬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즐겨먹는 먹거리로는 ‘치킨(25.5%)’이 꼽혔다. 앞서 한국스포츠경제와 닐슨코리아가 야구,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민 간식인 치킨은 이제 스포츠 관람에서 더 이상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음료(18.2%)’, ‘맥주(10.0%)’, ‘오징어(9.4%)’, ‘과자(6.6%)’, ‘팝콘(6.3%)’, ‘핫도그(6.2%)’, ‘햄버거(5.0%)’, ‘핫바(3.8%)’, ‘물(2.9%)’, ‘커피(2.5%)’가 그 뒤를 이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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