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리뷰

[한스경제 양지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는 명백한 히어로 영화다. 하지만 멋진 수트를 입고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명대사를 날리며 하늘을 훨훨 나는 기존의 히어로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주인공 스타로드(크리스 프랫)를 필두로 뭉친 ‘가오갤’ 멤버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웅이 아니다. 살짝 모자란 듯 지질한데다 허당이다. 딱히 영웅심을 찾아볼 수 없으며 가슴 뭉클한 상황에도 코믹 코드가 불쑥 튀어나와 관객을 웃긴다. 이게 바로 ‘가오갤’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 2편으로 돌아온 ‘가오갤’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B급 정서와 ‘병맛’ 코드가 잘 녹아있다.

‘가오갤2’는 사상 최악의 빌런 타노스에 맞서 은하계를 구했던 4차원 히어로 가오갤 멤버들이 더욱 거대한 적에 맞서 새 모험에 나서는 마블의 액션 히어로 영화다. 우주판 ‘어벤져스’로 불리지만, 사실 ‘어벤져스’에 비해 저평가돼 왔다. 특유의 개그 코드 역시 국내 정서와는 잘 맞지 않는다는 혹자의 평이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가오갤2’는 국내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흥행 요소를 갖추고 있다. 보편적 정서로 불리는 가족 코드와 멜로가 담겼다. 스타로드가 생부를 찾은 뒤 맞이하게 되는 변화, 스타로드와 가모라(조 샐다나)의 깊어진 러브라인이 대표적인 예다. ‘가오갤1’이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한 케미에 초점을 맞췄다면, ‘가오갤2’는 아픈 가족사와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다,

특히 거대한 그루트가 ‘베이비 그루트’로 변한 데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깜찍한 베이비 그루트의 오프닝이 처음부터 시선을 강탈한다.

베이비 그루트는 멤버들이 싸우는 순간에도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고, 멤버들은 그 와중에도 베이비 그루트를 아기처럼 챙기고 돌봐준다. 아기가 된 그루트는 캐릭터의 귀여운 매력을 더하면서 멤버들의 가족애까지 엿보게 한다. 또 스타로드를 길러준 아버지 욘두(마이클 루커)의 가슴 찡한 엔딩이 감동을 선사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우주공간의 구현과 올드팝이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며 ‘가오갤’만의 매력을 더한다. 쉴 틈 없이 관객을 파고드는 제임스 건 감독 특유의 유머는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차갑고 냉철한 빌런으로 등장하는 소버린 여사제 아이샤(엘리자베스 데비키), 스타로드의 친부인데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기운이 감도는 에고(커트 러셀), 에고의 조수이자 타인의 마음을 읽는 맨티스(폼 클레멘티에프)가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달려가는 이 영화의 쿠키 영상은 무려 5개다. 극장의 조명이 켜질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러닝타임 136분. 12세 관람가.

사진='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포스터 및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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