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플래그십 세단 위기다. 현대차 아슬란은 잇따른 부진으로 단종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쉐보레 임팔라도 올 들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꿈꾸는 한국지엠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슬란과 임팔라의 4월 기준 판매량은 각각 48대, 379대였다. 출시된지 7년이 지난 탓에 단종설이 잇따르는 르노삼성 SM7(499대)보다도 저조하다. 아슬란은 2014년, 임팔라는 2015년 나온 차다.

▲ 아슬란은 실용성, 가성비가 높은 세단으로 이름이 알려져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두 차에 대한 전문가들 평가는 준대형차를 뛰어넘는다. 그러면서 가격은 준대형차와 비슷한 3,000만원대 중반에서 4,000만원대 중반. ‘가성비’로는 이만한 차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선 아슬란과 임팔라는 크기부터 대형차에 준한다. 아슬란이 4,970mm로 제네시스 G80(4,990mm)과 비슷하다. 특히 임팔라는 5,110mm로 EQ900(5,205mm)까지도 넘본다. 휠베이스가 각각 2,845mm, 2,835mm로 대형차보다는 짧은 편이지만 실 사용자들의 공간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편의사양에서도 두 차는 대형차에 맞먹는 수준을 갖췄다. 사실상 반자율주행을 가능케하는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ASCC)과 차선유지기능은 기본이다. 아슬란은 2017년형부터 익스클루시브 트림에 어라운드뷰 모니터(AVM)를 기본 장착한다. 임팔라는 발렛 모드를 탑재해 필요시 차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줄 수 있다.

특히 주행 능력에서 두 차는 대형차 못지 않은 강력함을 가졌다. 최고 트림 기준 아슬란은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kg·m이다. 제네시스 G80에 적용되는 3.3ℓ 람다Ⅱ V6엔진을 달았다.

▲ 쉐보레 임팔라는 큰 크기와 강력한 주행 성능이 장점이다. 한국지엠 제공

임팔라도 캐딜락에 들어가는 SIDI V6엔진을 얹으면서 쉐보레 플래그십다운 주행 성능을 완성해냈다. 배기량이 무려 3.6ℓ다.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36.5kg·m으로 아슬란을 앞선다.

조향감에서도 임팔라는 아슬란보다 평가가 좋다. 스티어링휠에 R-EPS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슬란은 C-EPS를 써서 조향감이 가볍다는 지적이 있다.

EPS는 전자제어 동력 조향장치(Electric Power Steering)라는 뜻이다. 조향 모터를 스티어링칼럼에 장착하면 C 타입, 바퀴에 가까운 랙에 장착하면 R 타입이라고 부른다. 공간상 R 타입에 더 큰 모터를 달 수가 있어서 R-EPS가 더 조향능력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실용성에서는 아슬란이 좀 더 앞선다. 현대차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높은 안정성을 구현해냈다. 반면 임팔라에 조합된 변속기는 6단.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물론 변속기 단수가 성능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차이는 불가피하다.

연비도 아슬란이 더 높다. 아슬란은 3.3ℓ 모델 기준 공인연비가 10.1km/ℓ. 하지만 임팔라는 3.6ℓ 모델 기준 9.2km/ℓ에 불과하다. 

임팔라 하위 모델인 LT 트림의 존재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배기량이 2.5ℓ로 최고출력 199마력에 최대토크 26kg·m 밖에 못낸다. 최고출력 262마력, 최대토크 31.4kg·m을 내는 아슬란 하급 트림과 비교해도 부족하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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