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코스피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업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국내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고점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이번 상승세도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증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지수가 올라갈수록 커지는 공포감

▲ 사진=한국거래소

8일 장에서 코스피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전거래일 대비 51.52포인트(2.30%) 오른 2,292.76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지수 하락에 대한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 금액 합계는 지난 4일 기준 71조8,38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대차거래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서 갚기 때문에 통상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지수가 하락해야 이익을 볼 수 있어 대차잔고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수하락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가 된다.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에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개인은 KODEX 인버스를 457억원어치 사들였다. KODEX200 선물인버스2X에도 438억원이 쏠렸다. TIGER200 선물인버스2X(128억원), TIGER 인버스(5억원) 등 인버스 ETF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지수 하락에 대한 우려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세 상승장에 들어선 마당에 과거에 학습된 패턴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하락장에 베팅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6~7년 코스피가 박스권을 보이던 패턴에 개인투자자가 익숙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때는 용기를 갖고 과감하게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떤 펀드에 투자해야할까?
 
그렇지만 막상 투자에 나서기는 주저하게 되는 게 사람 심리다. 현재 지수가 2,300선에 불과 10포인트도 안 남았는데, 올해 2,500선까지 올라간다고 해도 그 상승폭은 채 10%가 되질 않는다. 상승 여력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이다.
 
또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를 두고 지수가 반짝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18대 대선까지 선거 전일 코스피는 평균 1.39% 상승했지만, 선거 일주일 후에는 상승세가 꺾이면서 평균 1.56%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운 지금,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까.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3년간 국내 주식형펀드 545개를 분석한 결과,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으면서 표준편차가 10%이하인 펀드를 고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다. 표준편차는 펀드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에 하나로 낮을수록 변동성이 작아 꾸준한 수익률을 낸다는 뜻이다.
 
이 기준에 따라 펀드를 고르면 유경PSG액티브밸류(주식)A(연 환산 수익률 10.37%, 표준편차 8.17%),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주혼)C-A(7.66%, 8.44%),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A(7.34%, 9.75%),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자](주식)C-A(7.30%, 8.65%),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9.21%, 8.47%), 신영고배당소득공제[자](주식)C형(6.68%, 9.30%) 등 몇 개의 펀드가 추려진다.
 
◆대형 증권사가 추천하는 펀드는?
 
대형 증권사들은 상승장을 감안해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거나,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펀드를 추천했다. 과감하게 추가 상승세를 노리고 대형주펀드를 추천한 곳도 있었다.
 
NH투자증권은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 NH-Amundi Allset스마트인베스터 5.0펀드를 권유했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는 주식시장 노출도를 평균 3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롱숏전략을 통해 시장 움직임보다 안정적이면서 꾸준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펀드다. 지난해 다른 롱숏펀드의 부진 속에서도 7.15% 수익률을 올리면서 안정적인 운용성과를 입증했다.
 
NH-Amundi Allset스마트인베스터 5.0펀드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를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이 전략에 따라 최초 주식 투자 비중이 20%인 상태에서 기준지수 대비 주가가 1.5% 하락할 때는 2.5% 분할매수하고, 추가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 비중을 0.5%포인트씩 확대 매수하는 반면 주가가 상승할 때는 분할매수 금액을 축소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KB증권은 한화smart++인덱스펀드와 도이치독일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소비경기 회복, 글로벌 반도체 시장 활황 등으로 국내 IT 섹터의 수혜전망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의 삼성전자 비중이 25% 수준인 반면, 액티브 펀드 평균 삼성전자 편입비중은 16%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덱스 펀드와 IT섹터 집중 액티브 펀드인 한화smart++인덱스펀드를 통해 시장대비 초과 수익 추구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도이치독일펀드는 이름처럼 독일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KB증권은 경제지표 개선 즌 유럽 전체적으로 경기회복 진행 중이며, 그 중 산업재, 자동차 등 다수의 글로벌 넘버원 기업들을 보유하며 수출비중이 높은 독일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은 강한 펀더멘털 기반으로 이벤트 발생 시에도 유럽 내에서 회복력이 가장 강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유망한 투자처라는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우량주장기펀드와 신한BNPP커버드콜펀드가 현재 시장 상황에 잘 맞는 펀드라고 판단했다. 삼성우량주장기펀드는 모든 자산을 시가총액 100위 이내 종목에만 투자해 지금과 같은 대형주 장세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맞벌이와 독신가구 증가, 저출산 등 인구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등 시장보다 세상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투자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
 
신한BNPP커버드콜펀드는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 획득을 목표로 한다. 즉 콜옵션을 매도해 불확실한 주가상승에 의한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수취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운용된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23개국 3,000여개 종목을 투자대상으로,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여러 나라에 분산투자하는 삼성글로벌선진국펀드와 코스피200 대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교보악사파워인덱스 펀드를 추천했다.
 
삼성글로벌선진국펀드는  현재 주가를 분석해 긍정적인 요인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추가수익이 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뉴액티브(New Active)’ 전략을 추구한다.  투자를 타이밍이나 종목발굴보다는 소형주, 가치주, 수익성 좋은 주식에 장기 투자함으로써 시장수익률 보다 연간 2% 정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동시에 잦은 매매를 지양함으로써 낮은 수수료 비용을 유지해 장기투자에도 유리하다.
 
신한금융투자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펀드와 맥쿼리뉴그로쓰펀드로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IT 기업에 투자하는 대표적 4차 산업혁명 관련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테크는 AI(인공지능)부각, 최근 반도체 슈퍼 사이클 등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용한 투자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맥쿼리뉴그로쓰펀드는 성장성이 높은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중소형주펀드지만 거시경제 흐름과 리스크에 따라 대형주와 중소형주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운용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