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트라이아웃(외국인 공개선발)에서 참가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충=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Bravo!(잘한다!)

10일 관중석이 텅 빈 서울 장충체육관. 그러나 둔탁한 배구공 소리와 함께 영어 단어들이 심심찮게 들렸다. 외국인 선수들은 스파이크와 서브, 리시브 등을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날 장충체육관에서 여자부 외국인 트라이아웃(외국인 공개선발)을 열었다. 감독, 스태프 등 각 구단 관계자들은 코트 가장자리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연습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총 24명의 선수가 참가 신청서를 냈다. 국적은 세르비아, 러시아, 세네갈, 미국, 벨라루스, 쿠바, 터키,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체코 등 11개로 다양했다. 나이도 23세부터 33세까지 있었다. 포지션은 라이트가 14명, 레프트가 1명, 레프트 라이트가 8명, 센터 라이트가 1명이다.

24명 중 향후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19명은 다시 짐을 싸야 한다. 선택을 받을 확률은 고작 20.83%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이바나 네소비치(29ㆍ전 한국도로공사)는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2011-2012시즌 V리그 5, 6라운드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바 있다. 때문에 이바나는 구단들의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취재진과 만난 이바나는 "한국에 돌아와서 기쁘다. 여기서 다시 뛰게 되길 바란다"며 웃었다. 이바나는 한국을 떠난 뒤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뛰었다. 그는 "그 중 한국이 제일 좋았다. 한국은 내가 처음 뛴 아시아 국가다. 한국에서 만났던 모든 선수를 기억한다. 다들 특별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헤일리 스펠만(26ㆍ전 KGC인삼공사)과 옐리츠 바샤(30ㆍ전 현대건설), 캣벨(24ㆍ전 GS칼텍스), 테일러 심슨(24ㆍ전 흥국생명) 등 V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대체로 “다시 V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015-2016시즌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리그 득점 1위에 올랐던 헤일리는 "다른 아시아 리그에서도 뛰어봤지만 한국인들이 가장 친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V리그에서의 힘든 시즌을 다시 겪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다"며 "꼭 돌아오고 싶다"고 희망했다.

선수들의 의욕은 높았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GS칼텍스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우리 구단은 물론 다른 구단들도 처음엔 이바나에게 관심을 보였다”며 “하지만 막상 연습경기를 보니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없었다. 감독님도 딱히 점 찍은 선수가 없는 것으로 안다. 선수들의 기량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연습경기에서 ‘군계일학’인 선수는 없었다면서 “12일 드래프트 직전까지 지켜봐야 선발할 외국인 선수의 윤곽이 그려질 것 같다. 다른 구단들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들었다”고 강조했다.

8일 오리엔테이션과 9일 메디컬테스트를 실시한 KOVO는 12일까지 연습경기 등이 포함된 트라이아웃을 진행한다. 12일에는 각 구단이 참가한 가운데 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드래프트 순번은 지난 시즌 성적 역순의 차등 확률 추첨으로 정한다.

구단이 지난 시즌 뛴 선수와 재계약할 경우 연봉은 15~18만 달러로 규정돼 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한 여자부 외국인 선수의 연봉 상한액은 15만 달러(세금 포함)다. 최근 KGC인삼공사가 알레나(27ㆍ미국)와 1년 간 재계약을 한 가운데 남은 5개 구단이 어떠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할지 지켜볼 일이다.

장충=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