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 롯데월드타워 입주사인 롯데물산 직원 김 대리(33)는 담배를 구매하기 위해 건물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편의점을 찾았다. 그의 손과 주머니는 가벼웠다. 스마트폰은 물론 카드, 현금도 없지만 걱정 없었다. 이곳은 ‘터치, 테이크, 터치’ 만으로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최첨단 스마트 편의점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핸드페이 정보를 미리 등록해 놓았기 때문에 ‘바이오 인식 스피드게이트’를 통해 매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를 이용해 직접 상품을 터치한 뒤 휴대폰번호와 손바닥 정맥 인식을 통해 성인인증을 완료했다. 그 뒤 투입구를 통해 담배 상품을 손에 넣었다.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찾은 한 고객이 '바이오 인식 스피드게이트'를 지나가고 있다.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미래 유통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혁신 점포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16일 오픈하면서 편의점 스마트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의 미래 핵심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유통혁신을 꾸준히 주문해왔다. 2017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 3대 업무과제 역시 ‘바이오페이’였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세븐일레븐은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핵심 역량을 합쳐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집약된 인공지능 편의점을 선보이게 됐다.

해당 편의점의 핵심 기술은 ‘핸드페이 시스템’이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사람을 판별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편의점 출입과 결제가 가능하다.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된 난수값으로 변환해 롯데카드에 등록한 후 결제시 간단한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 및 물품 결제가 가능한 기술이다. 따라서 카드, 현금, 모바일 등 결제수단은 일체 필요가 없다.

핸드페이는 사람의 신체 일부로 결제 가능한 바이오페이(BioPay)의 일종으로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데 큰 의미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세븐일레븐이 미래 유통 패러다임을 바꿀 새로운 혁신 점포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16일 오픈했다. /세븐일레븐

또 이곳의 특징 중 하나가 결제 담당 직원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 편의점에서는 직원이 카운터(계산대)에서 상품의 바코드를 찍고 합산액을 소비자가 카드나 현금 등으로 결제하지만, 이 점포의 경우 360° 모든 방향을 읽을 수 있는 스캐너를 통해 소비자가 상품을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가격이 자동 인식된다.

객체 인식 솔루션을 탑재해 스스로 개별 상품의 부피를 인식하고 상품이 겹쳐져 있을 시 오류를 자동으로 인지 하도록 했다. 스스로 학습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일부 적용돼 있는 것이다. 상품 스캔 완료 후엔 사전 등록한 핸드페이 정맥 인증 절차를 통해 간편하게 연계된 신용카드(롯데카드)로 결제가 이뤄진다.

이 곳의 근무자들은 고객 친절이나 매장 청결, 상품의 발주∙진열 등 전반적인 매장 관리 및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어 양질의 근무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 밖에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히는 냉장고, 정맥 인식 성인 인증 후 46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담배를 고르는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 영업시간 외 외부인의 무단침입과 화재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CC(폐쇄회로)TV 등도 설치됐다.

기본 상품 정보(상품명·가격) 외 행사, 할인 정보 등까지 담은 ‘전자 가격표’는 NFC(근거리통신기술)와 QR코드 등을 통해 소비자의 모바일 단말기와도 연동된다.

전자동 냉장 설비도 도입했다. 도시락 등 푸드 상품과 유음료 등은 자동문이 설치되어 있는 냉장 시설에 진열·보관된다. 상단에 센서가 부착돼 있어 고객이 가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이 개폐되기 때문에 평소 상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담배는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 최초 정맥 방식 성인 인증 담배 자판기로써 46인치 대화면을 통해 마치 놀이처럼 재밌게 상품을 고르고 손 하나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정맥 인식을 통해 성인 인증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능형 CCTV의 경우 영업 시간외 비인가자의 무단 출입을 막는다. 또한 화재로 인한 연기 발생시 이를 감지하고 알람을 통해 안전관리도 돕는다. 그리고 점내 구역별 이동 인원이나 체류시간을 카운팅해 매장 기초 운영 정보도 제공한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최첨단 IT(정보통신) 기술과 시스템을 갖췄다”며 “유통업계에 한 획을 긋는 혁신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편의점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스마트한 쇼핑 환경 구축이 필수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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