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경색된 한중 관계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회복 조짐을 보이자 유통업계가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18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새 정부의 특사자격으로 중국으로 향해 국내에 들이닥친 '사드 악재'가 해결될 수 있을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관광규제가 계속되면서 중국 관광객들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연합뉴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중 관계 개선 분위기가 중국 현지는 물론 국내 관광업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3월 15일부터 중국정부가 시행한 한국행 단체여행 전면금지 조치도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롯데그룹이다.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 중국으로부터 맹공을 당한 롯데는 지난 3개월간 매출 피해 규모만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99개 점포 가운데 74개는 여전히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에 따른 강제 영업정지 상태다. 13개는 자율휴업 중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그 동안 운영이 중단된 롯데마트 중국 공식 홈페이지가 정상화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됐다. 앞서 롯데마트의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이 마무리된 지난 2월 말 사이버 공격 시도가 이어져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사실상 문을 닫은 바 있다.

매출의 70% 이상을 중국인 관광객에게 의존하던 면세점 업계도 하루 빨리 양국 관계가 정상화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시내면세점들은 사드보복 이후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던 대표 업종이다. 실제로 HDC신라면세점을 제외한 많은 면세점 업체들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3~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안팎 급감했으며 갤러리아면세점, SM면세점, 두타면세점도 적자를 이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을 개선한 수준이었다.

중국 정부가 조만간 한국 관광 금지령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호텔과 면세점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측에서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에 단체관광에 대한 견적 요청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중국 당국이 한국행 관광을 본격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천천히 한국 관광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일부 온라인 여행에선 한국행 자유여행 상품들이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국 온라인 여행사에서는 한국과 관련한 관광 상품이 아예 검색조차 되지 않으며 자취를 감췄던 것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반전 조짐을 보이자 여행업계와 면세점들은 ‘유커 귀한’에 대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불리는 ‘명동’, ‘동대문’ 등의 상권 역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양국 정부 간 해빙 조짐이 있어, 절망적으로만 느껴졌던 사드 제재 문제도 해결이 날 것 같다”며 “당장의 정상화는 어렵겠지만, 다시 국내 면세점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편 중국 수출 비중이 컸던 식품업계에서도 회복되는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사드 관련 문제로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고조됐을 때 한국산 과자, 음료, 주류 제품들에 대한 불매운동도 일었다. 식품제조업체들은 중국 수출 상황에 대해 최악의 수준에서 벗어나 점진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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