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 최근 신한은행의 수도권 지역 PWM 센터에서 기업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프런티어(frontier) PB팀장은 거래 중인 A법인으로부터 800억원 가량의 법인 자금을 유치했다. 법인고객 발굴을 담당하는 프론티어 PB팀장은 자산배분, 투자상품, 부동산·세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맞춤솔루션팀과 함께 B법인의 자금관리 담당자와 여러 차례 미팅을 갖고 A법인만을 위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거래를 유치한 성과다.

# 우리은행의 대기업 담당 PB는 최근 모 대기업의 사모펀드(PEF) 자금을 500억원 가량 유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개인고객보다 자산관리 수수료 규모가 큰 대기업 자금을 운영하기 위해 역량있는 PB들을 전략점포에 배치하고 있다"며 "PB들이 자산배분과 자산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기업자금을 유치하는 데까지 케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PB·개인 자산관리 전담 은행원)의 역량을 키우며 자산관리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단순히 자격증을 위한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산관리(WM) 전문 사내 대학을 설립하고 PB 제도를 손보는 등 PB 양성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를 일반 고객도 받을 수 있도록 자산 하한선이 낮아지고 증권사와의 협업이나 특화 점포를 이용한 조직 확대 등으로 자산관리 시장이 커지면서, PB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은행의 자산관리는 금융상품의 추천이 주 목적이었으나, 이제는 고객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자산배분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해졌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각 은행들이 PB를 육성하는 방법에도 선택지가 많아졌다.

▲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자산관리(WM) 전문 사내 대학인 ‘WAMU(Woori Asset Management University)’를 설립했다. 사진은 우리은행 PB. 사진=우리은행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을 논의했다. 자산관리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대응해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꾀하고 자산관리 전문가를 육성할 것을 주문한 자리였다. 비대면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과제로 다뤄졌다.

우리은행의 PB영업점은 18일 현재 630개다. 이 중 PB영업점이 42개, FA영업점이 588개인데 PB영업점은 42개로 유지하고 FA영업점을 상반기 중 70개 확대해 하반기부터는 700개를 운영할 예정이다. FA는 우리은행에서 PB 업무를 담당하는 1~3년차 직원을 말한다. 3년 이후 정식 PB로 활동하게 된다.

PB인력은 643명이다. PB가 53명, FA가 590명으로 FA 역시 상반기 중 70명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 확대시 713명의 PB인력을 갖추게 된다.

올해 자산관리 분야에 ‘올인’해 타행보다 앞서나가겠다는 우리은행의 의지는 PB 양성에서 확인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자산관리(WM) 전문 사내 대학인 ‘WAMU(Woori Asset Management University)’를 설립하고 금융·부동산·세무 등 자산관리 각 분야별로 전문가 키우기에 나섰다. 총 4년으로 이루어진 장기 교육과정에서는 고액 자산가 응대 노하우부터 거시경제 흐름, 문화·예술까지 가르친다.

최근에는 WAMU의 교육과정까지 개정을 마쳤다. PB아카데미 중급과 고급으로 나눴던 것을 ▲대학원 1년 ▲대학원 2년 ▲마스터로 나눠 경력을 한층 세분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WAMU를 통해 신입행원부터 관리자 직급까지 본인 수준을 감안한 특화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식과 실무를 겸비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연수체계를 마련했다”면서 “자산관리는 기본적으로 고객 접점인 현장 인력 경쟁력에 있는 만큼 체계적인 교육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 PB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신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센터는 현재 27개, 기존 3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제공하던 자산관리서비스를 1억원 이상 준자산가 고객들에게도 제공하는 신한 PWM 라운지는 18개다. PB 팀장은 134명이다. 신한 PWM 센터는 지난 2011년 처음 등장했다. 고객에 관계없이 제공하던 자산관리를 고객 니즈와 자산 규모에 따라 3개 군으로 세분했다.

신한은행은 자산관리 수요가 점점 늘자 지난 3월 개인 자산가가 아닌 기업 고객을 전담 관리하는 ‘프런티어(frontier) PB팀장’ 제도를 신설했다. PWM센터에서 활동하는 134명의 PB 중 9명이 프런티어 PB 팀장으로 선발됐다. 이들은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은 신한은행이 국내 최초로 운영한 자산관리솔루션 전문가집단(IPS)과도 발을 맞추고 있다. 자산배분, 투자상품, 부동산/세무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IPS본부의 맞춤솔루션팀과의 협업을 통해 법인에 대해 맞춤형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거래를 유치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문 영역에서의 PB를 키움으로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에 따라 PWM 센터와 PWM 라운지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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