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정영선]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한중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이자 국내 화장품업계가 중국시장 부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다만, 양국간 관계가 해빙 무드를 타더라도 실적에 반영되려면 아직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나 과도한 사업확장 및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SM면세점 2층 화장품 매장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2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한한령(한류자제령) 해빙 분위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5일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중국 홈페이지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한류스타 모델 광고도 재개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마트도 최근 홈페이지를 재오픈하는 등 사업 재개 준비를 시작했다. 

마몽드도 중국 내 주요 백화점에서 메이크업 쇼를 벌이는 등 침체됐던 대중국 비지니스에 시동을 걸고 있다.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중국 공장 확장 등 중국 사업 투자도 눈에 띈다. 

제1공장 생산능력이 최대 능력치인 1억장을 넘어서면서 제2공장 운영 허가를 신청했던 마스크팩 업체 ‘제닉’은 최근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에서 생산허가를 받았다. 

‘바다제비집 마스크팩’, ‘애니멀 마스크’ 등으로 이름을 알린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18일 중국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중국공장의 생산 품목허가를 취득했다. 품목허가 제품은 마스크팩 7종, 기초 5종 등 총 12개 품목이다. 현재 심사 중인 11개 제품에 대한 허가까지 신청해 둔 상태다.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의 태도가 분명히 변화하고 있다” 며 “양국 관계가 완화 기류를 타면서 대(對)중국 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화장품업계의 중국발 훈풍은 주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한국화장품, 한국콜마 등 화장품업체의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19일 35만9500원으로 장을 마쳐 한 주간 4.2% 올랐다. 

한국화장품 주가도 이날 장중 한때 2만34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종가는 0.89% 오른 2만2600원으로 한 주간 22.16%나 뛰어 올랐다.

한국콜마 주가는 9만200원으로 장을 마쳐 일주일전에 비해 5.13%, 한국콜마홀딩스 주가도 3만9450원에 장을 마쳐 일주일전에 비해 8.6% 올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에 급속하게 해빙 무드를 타면서 중국의 보복조치 수위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지만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기도 한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회사들은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로 인한 면세 성장 둔화, 중국 현지 성장세 둔화, 내수 부진으로 인한 시장 점유율 감소로 전년 하반기 이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점차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어과 교수는 “아직은 방한 단체관광객 금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장 중국 사업 확장이나 투자는 아직 이르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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