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풍전등화’. 내수 소형차 시장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이만한 것도 없다.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에 끼어서 4월 기준 판매량이 액센트, 아베오, 프라이드를 합쳐도 853대다. 실용성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세그먼트인 소형차가 이렇게 인기가 없기도 어려울 정도다.

9일 2017년형 엑센트의 등장은 그래서 반가웠다. 비록 연식변경에 불과하지만, 단종설이 기정 사실화됐던 상황에서 엑센트가 돌아왔다는 소식은 업계를 충분히 깜짝 놀라게 할만 했다.

 

센트는 국내 소형차 중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와 많은 인기를 가진 모델이다. 1994년 처음 나온 후 지금까지 소형차 시장에서 왕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비록 시장 규모가 적긴 하지만 그 중 절반 이상을 유지하는 차다.

러시아 등 제3세계에서는 현지에 맞게 세부 사항을 조금 바꾸고 솔라리스라고 이름을 바꿔 판매된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의 해외 시장 선봉대로 활약 중이다.

국내 시판차 중 엑센트와 맞붙여놓을 모델로는 쉐보레 더 뉴 아베오가 가장 적합하다. 클리오와 프라이드가 신형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현재, 소형차 시장에서 당장 파급력을 가진 모델이라면 작년 하반기에 페이스리프트가 나온 아베오가 사실상 유일하다.

▲ 2020년 단종설이 기정 사실화된 엑센트. 최근 2017년형이 출시되면서 희망의 불씨가 살려졌다. 현대자동차 제공

두 차는 같은 소형차로 세단형과 해치백 두가지 모델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 같다. 엑센트는 4도어와 5도어(위트)로, 아베오는 세단형과 해치백으로 나눈다.

전장은 모델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해치백 기준으로는 엑센트 위트가 4,115mm로 아베오(4,060mm)보다 길고, 휠베이스도 공통적으로 엑센트가 2,570mm, 2,525mm인 아베오보다 넓다.

대신 세단형은 아베오(4,420mm)가 엑센트(4,370mm)보다 길다란 차체를 갖고 있다. 높이와 폭도 아베오가 각각 1,515mm, 1,735mm다. 엑센트(1,455mm·1,705mm)보다 크다.

주행능력에서는 두 차의 차이가 크다. 두 차 모두 심장으로 1.4리터 가솔린 엔진을 쓴다. 하지만 아베오는 모든 모델에 터보를 덧붙여서 폭발적인 성능을 가능케 했다. 최고출력이 138마력에 최대토크가 20.4kg·m이다. 100마력에 13.6kg·m밖에 내지 못하는 엑센트와는 다르다.

문에 주 수요층도 약간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오는 핸즈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서 원메이크 레이스로 출전하는 등 ‘펀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주로 공략하는 모습. 반면 엑센트는 1.6 디젤 엔진 모델을 추가해 실용성에 무게를 실었다.

연비에서도 이런 특징은 부각된다. 자동변속기 기준 아베오는 공인 연비가 12.2km/ℓ이지만 엑센트는 13.4km/ℓ다. 아베오는 6단, 엑센트는 무단변속기(CVT)를 조합했다. 특히 엑센트 디젤은 자동 7단 변속기를 조합하면서 연비를 17km/ℓ대로 끌어올렸다.

엑센트의 실용성은 가격에서 극대화된다. 엑센트는 가솔린 엔진 기준 가격이 1,142만~1,621만원에 불과하다. 1,410만~1,796만원인 아베오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문제는 엑센트가 준중형차와 비교해도 실용적일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아반떼 밸류플러스 트림 가격은 1,690만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노력 없이 한 등급 높은 차종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2017년형 엑센트를 내놓으면서 상품성을 높이는데에 주력했다. 엔트리급인 스타일 트림 가격을 낮춘것은 물론, 고성능 에어컨 필터와 파워아웃렛, USB 충전기 등을 기본 장착했다. 인조가죽 시트, 오디오 패키지, 알로이휠 등 옵션을 하위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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