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중국이 ‘사드 보복’을 멈추고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다는 전망이 나오며 국내 카드사들도 훈풍을 바라는 눈치다.

카드업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중국내 유일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를 활발히 사용하면서 전표 매입수입이 다시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커들이 국내 소비벨트를 돌려 경기를 부양한다면 카드업계에도 선순환이 일어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국내 카드카드사들도 훈풍을 바라고 있다./사진=연합뉴스DB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주 방문하면서 사드 보복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비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중국이 지난 3월부터 금지했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해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한국행 상품 판매가 막히면서 없앴던 한국 담당부서를 다시 만들고 비자 대행 업무를 개시하는 등 한국 관광상품을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할 가능성이 보이면서 국내 소비관련 시장도 설레고 있다. 유커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나라 관광객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지출액은 총 13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인이 총 8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지출액의 60.6%를 차지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로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과 소비액은 가파르게 줄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를 보면 작년 3월 한 달 중국인 관광객은 167만명이었지만 올해 3월은 151만명으로 10만명 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분기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쓴 카드 금액은 24억5,400만 달러로 작년 4분기(26억3,900만 달러)보다 7.0% 하락했다.

유커의 감소는 비씨카드의 수익 하락으로 이어졌다. 유커가 국내 카드 가맹점에서 유니온페이 카드를 사용하면 전표매입을 다루는 카드사들이 가맹점에서 전표를 사들인다. 그 뒤 유니온페이와 정산을 해 중간 수수료를 얻는다.

전표 매입 수수료를 전담마크해 온 비씨카드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만 작년 1분기 452억원보다 29.47%(133억원) 내려앉았다. 신광성 KT CFO는 “유니온페이 관련 매출 감소분은 6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익 하락의 절반 정도가 유니온페이 관련 감소분인 셈이다. KT는 비씨카드의 지분율 69.54%를 보유한 대주주다.

반대로 유커가 사드 보복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전표 매입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전망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정치적인 부분은 카드사로서도 예측할 수 없어서 뾰족한 전망을 내놓을 수는 없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니온페이를 많이 쓰면 전표 매입 수입은 그에 따라가는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전표매입과 무관한 국내 카드사들도 소비활성화를 반기는 눈치다. 유커가 대거 유입돼 소비 분위기를 만들면 경기 경색이 완화되고 소비시장도 살아나리라는 기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활성화는 카드사로서 좋은 징조다. 국내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인이 돌아온다면 경기경색도 완화될 것”이라며 “유통사와 카드사 간의 선순환도 기대할 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 유니온페이와 맞손을 잡았다가 사드 보복으로 고전한 카드사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 유니온페이와 전표매입에 대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직후 사드복병을 만난 바 있다. 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유니온페이를 탑재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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