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보험회사는 우리의 밥이다” “보험사 돈은 눈먼 돈=임자 없는 돈”.

# A원장은 힘들여 진료를 하기보다 보험사기를 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입원이 필요 없는 경증 환자들에게도 입원을 회유했다. 책상 앞에 ‘보험사는 밥’ 등의 메모를 적어두기도 했다. A원장의 방조 아래 환자 130여명이 보험사로부터 편취한 사기금은 45억원 가량.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A원장은 환자들에게 “수사에 협조하지 말라”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7,18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증가한 수치로 1인당 평균 보험사기 금액도 870만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을 기록했다.

대부분이 허위 입원·진단·장해, 보험사고 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 사고 유형(70.9%)이었다.

살인·자살·방화 등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형태는 16.9%(1천125억원), 자동차사고 피해 과장은 6.8%(48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남편을 기도원으로 보낸 뒤 거짓으로 실종신고를 하고, 5년 뒤 가정법원에서 실종선고를 받아 사망보험금 15억원을 갈취하거나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고의로 공장에 방화를 저지른 섬뜩한 사건도 있었다.

손해보험 관련 보험사기가 전체 적발금액의 86.6%였다. 전체 보험회사 사고보험금 39조4천억원 중 손해보험 관련 보험금이 67%(27조4,000억원)인 데다 보험사고 원인이 다양한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전체 보험사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은 45%까지 감소했다. 블랙박스나 CCTV 설치 등에 따른 영향이 보험사기 예방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30~50대 연령층의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3.6%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 연령층은 9.0% 증가했다.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허위(과다)입원, 질병, 장해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의 두배 이상이었다. 남성 적발자는 전체의 68.8%, 여성은 31.2%였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와 보험회사는 지난해 보험사기 우수제보 3,769건에 대해 포상금 17억6,000만원을 지급했으며, 포상금액은 전년보다 2억1,000만원가량 줄었다. 음주·무면허 운전 관련 포상이 53.7%였다.

김상기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조사 인프라가 고도화되면서 고액건(1억원 이상) 적발이 늘어났고,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시행으로 수사기관과 공조 수사가 강화되면서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며 “실손보험 관련 공동 기획조사를 추진하는 등 보험사기 근절에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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