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대항전 성격의 훈련지 리그전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승부로 흥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지난 13일 경륜 훈련지 리그전 북부지역 예선전이 끝났다. 연일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펼쳐지며 열기가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훈련지 리그전의 인기몰이 원인은 무엇일까.

훈련지 리그전은 각 훈련지(팀) 별로 4대4 연대경주를 벌여 최강 팀을 가리는 경주다. 이 때문에 기존 7명이 참가하던 경륜 방식과 달리 8인제로 운영된다. 또 개인 기량뿐만 아니라 조직력과 팀 전법이 승부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결국 각 팀들이 펼치는 전법과 작전으로 인해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 이것이 경주의 묘미와 박진감을 더하고 있다.

지난 5일 첫 경주로 열린 가평ㆍ양양팀과 팔당팀의 북부그룹 예선 1차전은 개인의 객관적 기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 예다. 경주를 앞두고 가평팀을 통솔하고 있는 유주현 지부장은 “선행능력은 팔당팀에 비해 가평팀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며 선행선수가 다수 포진한 팔당팀의 우위를 내비쳤다. 특히 연합전선을 구축한 가평ㆍ양양팀보다 단일팀인 팔당팀이 조직력이 우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마크 전문 양양팀 정연교가 틈새를 파고들고, 노련한 가평팀 공민우가 가세하며 팔당팀의 허리를 끊어놓았다. 결국 팔당팀은 1, 3착을 가평ㆍ양양팀에 내주며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각 개인 기량의 총합 보다 반전을 유도할 수 있는 노련한 선수의 역할과 팀의 조직력이 승패를 갈랐다.

지난 13일 열린 북부 예선 마지막 경주인 고양팀과 계양팀의 경주도 비슷한 경우다. 계양팀에는 ‘경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정종진이 속해 있다.

경기 초반 계양팀은 정종진의 앞에서 속도를 끌어올릴 선행선수가 없었다. 결국 마크추입형 선수들이 타종 이후 빠르게 내선장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고양팀의 반격은 즉시 이뤄졌다. 박병하와 유태복이 기습 반격에 나선 것. 이들을 막기 위해 정종진은 속도를 높이며 빠르게 라인 전환을 감행했다. 그러자 정종진 후미를 계양팀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모두 놓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계양팀은 2, 3, 4착을 고양팀에게 내주고 말았다. 정종진이 1착으로 우승했지만 점수 합산 결과 6대 4로 고양팀이 승리하며 북부 결승전에 진출했다. 압도적인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받쳐줄 선수가 없으면 조직력과 근성으로 무장한 팀에게 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주였다.

훈련지 리그전에서는 한 번 드러난 작전은 통하지 않는다. 이점 역시 변수가 되며 흥미를 높이고 있다.

가평ㆍ양양팀과 톱클래스 선행형 정하늘이 포진한 동서울팀 간 북부 예선 2차전이 좋은 예다. 동서울팀은 가평ㆍ양양팀의 1차전 경주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정하늘은 타종 이전부터 외선으로 크게 도는 초장거리 선행으로 팀 선수들을 마크로 끌고 다녔다. 내선을 활용해 대열을 파고들 수 있는 가평ㆍ양양팀 선수들의 작전을 원천 봉쇄한 것. 결과는 동서울팀의 1, 2, 3착 싹쓸이. 간파된 작전의 무용이 여실히 드러난 경주였다.

경륜 전문예상지 관계자는 “리그전은 팀을 구성한 선수들의 전법과 기량의 조화가 필요하다. 빼어난 기량의 선수가 있더라도 이를 받쳐줄 팀원이 없으면 불리하다. 여러 작전으로 경주에 임할 수 있고 힘이 있는 선수가 많은 팀, 팀을 리드할 수 있는 노련한 선수가 있는 팀이 리그전에서 유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예선 경주에서 이변의 중심에 섰던 정연교, 김동관 등 마크 추입형 선수들의 선전 가능성을 고려한 다각도의 결과 예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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