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현대차 아반떼와 쉐보레 크루즈의 치열한 일전이 펼쳐지는 준중형차 시장. 이면에서는 기아자동차 K3와 르노삼성자동차 SM3가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K3와 SM3는 모델 노후화로 시장 주류를 뺏긴 모델들이다. K3는 2015년 단종된 아반떼 MD를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SM3는 2009년 출시됐으니 이제 10살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차다. 신형 모델 출시 소식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상황이다.

▲ 르노삼성자동차 SM3(왼쪽)과 기아자동차 K3. 각사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모델의 판매량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4월 기준 K3가 2,804대, SM3가 513대다. 특히 K3는 아직까지 신형 크루즈(1,518대)보다 앞서며 아반떼와 준중형 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는 모습이다.

두 모델을 옆에 두고 비교해보면 성능에서는 K3가 분명하게 앞선다. 플랫폼은 구형이지만 출시 시기는 2013년이다. 아반떼 AD와 비교하면 뒤쳐질 수 있어도 SM3와 맞대 보면 아직 쌩쌩한 나이다. 게다가 지난 18일 2018년형이 나오면서 더 좋아졌다.

우선 파워트레인이 충분히 힘 써준다. 가솔린 기준 K3에 달린 1.6리터 세타Ⅱ GDi엔진은 최고출력 130마력에 최대토크 16.4kgf·m을 내준다. 아반떼에도 쓰이는 현역 엔진이다. 변속기는 자동6단이다.

이에 비하면 SM3는 최고출력 117마력에 최대토크 16.1kgf?m으로 다소 약해보인다. 르노닛산의 1.5리터 H4Mk엔진 특성상 불가피하다. 대신 변속기는 자트코의 무단변속기인 X-CVT로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고급스러운 내장 인테리어에서도 K3는 SM3를 압도한다. K3는 2013년 출시됐던 당시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한 베스트 인테리어상을 받은 바 있다. 2018년에 와서는 인조가죽 퀼팅시트 신규 적용, 16인치 알로이휠 적용, 고성능 에어컨 필터 추가 장착으로 상품성을 한층 더 높였다.

K3와 비교하면 SM3는 인테리어 수준이 적지 않게 떨어지는 편이다. 일단 스티어링 휠 버튼부터 없다. 센터페시아 기능도 K3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작은 디스플레이나 구형 인터페이스도 SM3의 많은 나이를 짐작케하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이 여전히 SM3 신형을 내놓을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이유는 SM3의 장점이 여전히 준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SM3는 공간 활용성에서 K3를 가뿐하게 재친다. 전장이 4,620mm로 K3(4,560mm)보다 적지 않게 길다. 전폭도 1,810mm로 중형차에 가까운 공간을 자랑한다. K3는 1,780mm에 불과하다. 휠베이스는 2,700mm로 K3와 동일하지만, 트렁크 용량이 무려 498ℓ로 K3(420ℓ)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경제성에서도 SM3는 K3를 확연하게 앞선다. 파워트레인이 힘을 내지는 못하는 대신 복합연비를 15km/ℓ나 내는 것. K3는 잘 나와도 14km/ℓ 정도에 불과하다.

SM3는 동급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도 경제성을 극대화했다. 1,570만~2,040만원이다. K3는 자동변속기 기준 가장 낮은 트림이 1,545만원이지만 최고 트림 가격이 2,165만원으로 약간 비싸다. 또 옵션과 프로모션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SM3가 K3보다 적지 않게 저렴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하나. SM3는 지상고가 높아 주행 중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좋다.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 수준으로 운전에 미숙한 초보운전자나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에 맞춰 르노삼성은 SM3에 경사로밀림방지장치뿐 아니라 전방 추돌 경보장치, 차선 경보장치 등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는 옵션들도 장착했다. 이 때문에 여성 구매자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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