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도대체 돈을 왜 모으려고 할까?

어떤 이는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가난이 싫어서”라고 답한다. “왜 돈을 모으느냐”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곧바로 답변이 나오는 경우보다는 잠시 머뭇거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아마도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 명확한 개념이 서 있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우리가 돈에 집착하고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A라는 직장인이 있다. 상담을 통해 현재 급여관리 현황을 살펴보니 매월 100만원의 돈을 두 개의 펀드에 나눠 가입하고 있다. 왜 100만원을 펀드에 납입하느냐고 물어보니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라고 한다. 역시, 왜 종자돈을 모으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면 바로 답변을 하지 못한다. “뭐 내 집을 마련하거나 노후대비로 써도 좋고 아이들 교육에도 필요할 것 같다”는 식의 막연한 대답이 돌아올 뿐이다.

그럼 꼭 집은 사야 하냐고 다시 물어본다. 아이들 교육은 얼마나 드는지 모른다. 노후에 과연 얼마나 생활비가 필요할지 생각해 본적도 없다고 한다. 이건 아닌 듯하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목표 없이 일단 가입하고 보자는 식의 투자는 자칫 실패할 확률이 높다.

A씨는 연금 등의 보험상품에도 월 50만원이 지출된다고 한다. 이 보험 상품은 왜 가입했냐고 물어보니 직장 선배가 보험회사에 설계사로 일하는데 오랜만에 찾아와서 얘기를 듣다가 얼떨결에 가입했다고 한다. 매월 50만원씩 무려 10년을 납입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급여를 최대한 아껴서 월 150만원 이상 무엇인가를 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명확하게 이 금액을 미래의 명확한 목적이나 계획 없이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지출 항목별로 구분을 하고 지출 금액을 산출해서 달성 기간을 정하고 매월 구체적인 방법과 금액을 정해서 납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필자가 가장 꺼려하는 단어 중 하나가 ‘묵묵히’다. “그냥 묵묵히 직장생활 하고, 그렇게 생활하다 보면 좋은날이 오겠지…”라는 생각만으로 살아가는 것은 싫다. 구체적인 목표와 그 목표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세우고 실천해야지 동기부여가 되고, 목표 달성 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다시 실천하면서 진보하게 된다.

예전에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목표설정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인생의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3%의 학생들은 뚜렷한 인생의 목표와 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한 계획과 실천 방안까지 마련했고, 13%의 학생들은 목표는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나머지 84%의 학생들은 뚜렷한 인생의 목표 자체가 없는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이들의 연 수입을 비교해 보니, 뚜렷한 목표와 계획을 수립해 놓은 3% 의 수입이 목표 자체가 없던 학생 수입의 10배를 넘었다고 한다. 또 목표는 세웠는데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우지는 못했던 학생들은 목표가 없던 학생들보다 수입이 2배가량 많았다고 한다.

이처럼 인생의 목표를 세우느냐와 없이 그냥 살아가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투자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나중에 노후에 매월 300만원의 노후 자금이 필요하다고 치자. 국민연금 조회를 통해 110여만원, 개인연금에 가입해서 매월 85만원을 납입하고, 주택연금(역모기지론)으로 연금을 받아 대략 300만원을 죽을 때 까지 받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목표와 삶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모습이다.<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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