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어둠이 아니라 빛에 숨는 사람도 있다네." OCN 드라마 '터널'에서 연쇄살인마로 등장한 부검의 '목진우(김민상)'의 대사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교수 겸 부검의지만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범죄자로 그려졌다.

▲ OCN 드라마 '터널'에서 부검의로 재직하면서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목진우. 터널 방송 캡쳐

IT·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새 정보통신 기술(ICT)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이를 악용한 사이버 범죄도 급증하는 추세다.

1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기를 저지르고도 범죄를 시인하지 않는 네티즌부터 랜섬웨어를 매개로 금전을 요구하는 해커까지 범죄 수법도 다양하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자연 치료를 이유로 유아 질병을 방치하고 있어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일부 법의학 전문가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위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 소시오패스형 범죄가 급증했다고 우려했다. 연쇄 살인범의 대표 사례로 분류된 '사이코패스'의 경우 이성이 없다는 특징 아래 상당 부분 존재를 드러냈지만 소시오패스는 그 실체를 구분키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는 소시오패스를 정의하는 법의학점 관점을 보면 이해가 빠르다. 2013년 미국정신의학회가 개정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제5판에 따르면, 소시오패스를 정의하는데 특정 기준이 존재한다.

소시오패스는 거짓말을 반복하거나 가명을 사용하는 등 자기 이익 및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기성이 있다.

더불어 반복적 범법행위로 체포되는 등 법률·사회적 규범을 따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거나 물건을 훔치는 데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 소시오패스. 일러스트 및 그래픽=채성오기자

특히 해커들의 경우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시오패스성 특징을 나타낸다는 주장이다. 전문적 해킹 지식과 더불어 비트코인이라는 특수 가상화폐로 거래를 일삼는 데 심리적 우위를 느낀다고 법의학자들은 설명한다.

의료 행위를 거부한 채 전염병 및 감기 바이러스를 자연 치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커뮤니티 역시 특정 행위를 주도하는 주체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소시오패스성 범죄가 의심스럽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커뮤니티의 발전을 틈타 익명성을 통해 회원들을 세뇌시키고 무허가 의약품을 판매하면서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법의학 칼럼니스트는 "기술 발전을 악용한 범죄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소시오패스성 범죄는 정신 감정을 의뢰해도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범죄자들이 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할 사회적 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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