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체육 배드민턴 프로그램/ 사진=대한체육회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학교체육시설개방을 둘러싼 논란이 조금씩 해결 방향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높아가지만 관련 시설물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시에 체육관을 보유한 학교는 779개, 운동장을 보유한 학교는 944개다. 이 가운데 체육관은 30%, 운동장은 10%의 학교가 개방하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유용한 시설을 이미 갖춘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은 부족한 체육시설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도 학교체육시설 완전개방을 적극 추진 중이다. 교육부는 올 상반기 중으로 학교체육시설 개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라는 지침을 일선 교육청 등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학생안전 등을 걱정하는 일부 학교 측의 입장과 체육시설을 원하는 지역 주민들 간 갈등을 원만하게 해소하는 것이다.

체육시설 개방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에도 그 동안 일부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 시설 훼손, 관리인력 등의 부재를 이유로 학교시설 개방에 소극적이었다. 지역별, 학교별로 천차만별이었던 개방 기준으로 인한 혼란과 불편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이러한 대립과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양측의 의견을 절충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와 함께 관련 조례(개정안)를 확정한 데 이어 올 들어 지난달에는 전라북도 교육청이 학교체육시설개방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외부인은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이나 교육활동 전후 30분~1시간 이내에는 체육시설을 사용할 수 없고, 주말에는 학생들을 위해 운동장 등을 최소 4시간 비워두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또 이용단체가 음주, 흡연, 영리 행위 등 이용수칙을 위반할 경우에는 사용 허가를 취소하는 것도 담았다.

전라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권리와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절충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학생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학보하고, 일부 단체나 동호회가 독점적으로 학교시설을 사용할 수 없도록 이용현황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교육과 주민들의 체육활동이 가능한 복합학교도 등장할 예정이다.

경기도 시흥시는 배곧신도시내 배곧 1초등학교(가칭)를 복합학교로 건립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복합학교는 학기(수업) 중에는 학생이, 방과 후나 방학기간 중에는 학생과 주민이 이용하는 학교다. 이렇게 되면 학교와 주민이 공공체육시설을 공유할 수 있게 되고 학생과 지역주민 간 교류 증대는 물론 경제적으로 효용이 클 것으로 시흥시는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지역 단위 공공스포츠클럽 도입과 생활체육시설 주민 개방을 체육계 공약으로 내 걸었던 만큼 학교체육시설개방 추진은 앞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학생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지역 주민에게 생활체육 참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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