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유통기업들이 일·가정 양립을 위해 휴가를 늘리고 퇴근 후 업무지시를 없애는 등 조직문화 바꾸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지난달 31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의 모습. /신세계그룹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이랜드그룹은 전 직원과 우수협력업체에 보답하고 더 좋은 일자리 제공을 위한 ‘조직문화 7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에는 퇴근 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화나 메신저, 회사 내 인트라넷, 메일 등을 통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그룹 직속의 자체 근로 감독센터를 신설해 각 법인의 준법 관련 여부를 강력하게 점검하게 된다. 퇴근 이후 업무 지시 전면 금지를 위해 실제로 6월 둘째 주부터 2주간 퇴근 후 업무 차단을 위한 캠페인 및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2016년 비상 경영으로 잠시 중단됐던 2주 휴식제도를 다시 시행한다. 연중 언제든지 2주를 붙여서 쉼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복리후생 제도로 이번 여름휴가부터 바로 시행된다.

그동안 진행됐던 직원할인제도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전 그룹사 차별 없는 새로운 직원 할인 제도가 오는 9월부터 시행된다. 또,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해서 배우자 출산 휴가의 경우 현행 5일(유급 3일, 무급 2일)에서 유급 2주로 부여한다.

이랜드에 앞서 CJ그룹도 지난달 일과 가정의 양립 및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획기적 조치를 선보인바 있다.

CJ그룹은 일·가정 양립 방안으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한 달간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했고 글로벌 연수 휴직을 최대 6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해외 연수 기회도 대폭 확대했다.

이와 함께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시행되고, 퇴근 이후와 주말에 문자 등으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캠페인도 벌인다.

임신, 출산과 관련해서는 현행 5일(유급 3일, 무급 2일)인 남성의 출산 휴가(배우자 출산)를 2주 유급으로 늘렸다.

유통 대표 기업인 롯데그룹, 신세계그룹도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먼저 롯데그룹은 2년 전부터 창조적 노사문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족경영과 상생경영 실천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확대하고 남성의무육아휴직을 도입하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에 참석, "롯데는 고용이 최고의 복지라는 신념 하에 앞으로 성장에 따른 고용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향후 5년간 7만 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차질 없이 수행할 방침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신세계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지속적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하며 예년수준의 신규 채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채용 목표는 1만5,000명 이상이다.

한편 CJ그룹, 롯데그룹, 이랜드그룹 등 유통기업들의 조직문화 개선 행보는 이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지난 몇 년간 내우외환을 겪었던 만큼 내부 분위기 쇄신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고 일자리 문제 챙기기에 집중하면서, 새정부 ‘코드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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