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이 열린 경북 칠곡군 파미힐스 컨트리클럽에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모습./사진=KPGA 제공.

[한스경제 박종민] “다른 대회는 무료입장이 되는 데 이번 대회는 왜 입장료를 받아요?”

국내 투어 골프 대회장 입구에선 스태프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갤러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대회 입장료는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9일부터 사흘간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 입장료는 무료다. 반면 지난 달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1일 입장료가 1만 원이었다. 같은 달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매 라운드 입장료가 2만 원에 달했다.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에서 개최되는 KLPGA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제31회 한국여자오픈은 입장료가 주중에는 1만 원, 주말에는 3만 원으로 책정됐다.

남자 골프도 대회마다 입장료가 차이 난다. 지난 달 초 열린 제36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이전까지 1인당 2만 원씩을 내야 관람할 수 있었지만, 올 해는 무료입장을 허용했다. 골프는 대회마다, 해마다 입장료도 달라지는 것이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들은 티켓 가격이 정해져 있다. 관람석의 위치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상이하지만, 경기마다 티켓 가격이 무료가 됐다가 유료가 됐다가 하는 일은 없다. 지난 해 유료였던 특정 경기 티켓 가격이 올 해 무료가 되는 경우 또한 없다.

골프 대회 입장료는 매번 왜 이렇게 다를까. 이에 대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골프는 대회마다 후원사가 다른 게 특징이다”며 “입장료를 받을 경우 수익을 운영비에 보태는 후원사들도 있고 불우이웃돕기 등에 사용하는 후원사들도 있다. 입장료를 받고 안 받고는 대회 주최나 후원사 쪽에서 정하기 나름이다”고 귀띔했다.

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 홍보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골프 대회를 연다고 딱히 커다란 수익이 발생하진 않는다. 주최사나 후원사 역시 수익을 내려고 골프 대회를 개최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월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카이도시리즈 유진그룹ㆍ올포유 전남오픈 대회장에서 만난 대회 후원사 고위 관계자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관계자는 ”축구 등 타 종목은 입장권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지만, 골프는 그렇지 않다“며 “사실 수지를 생각하는 등 사업가 마인드를 갖는다면 열 수 없는 게 골프 대회다”고 밝혔다.

S-OIL 챔피언십 홍보 관계자는 “기업에서 대회 당 예산 10억 원 이상씩 편성되면 대회를 여는 데 그 돈이 모두 사용될 뿐이지 수익이 더 발생하거나 그런 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우리는 연간 6~7개 대회를 여는데 금전적인 수익을 더 올리려고 하기 보단 광고 효과를 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들 그런 쪽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특히 제주도에서 열리는 것 등을 고려해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골프 대회 주최 측이나 후원사 입장에서 입장료 수익은 옵션일 뿐 기업 이미지 제고 등 광고 효과가 훨씬 큰 목표인 셈이다.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