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빅데이터가 각광받고 있다. 정보 분석 기술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수많은 정보를 유의미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다.

콜센터가 ‘컨택센터’로 불리며 정보의 보물창고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종전까지 콜센터는 단순히 고객 민원을 응대하는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음성 인식 기술과 텍스트 분석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단순 민원뿐 아니라 고객의 감정, 이슈 유형화 등도 가능해졌다.

콜센터가 고객의 기본적인 불만사항은 물론 복잡한 요구사항까지 파악해 사업 기초 자료로 이용할 수 있는 컨택센터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다.

▲ 분당에 위치한 효성 ITX의 IDC 센터 모습. 효성은 이곳에서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고객과의 상담내용을 분석해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효성 제공

작년 12월 출시된 ‘익스트림 VOC’는 콜센터를 컨택센터로 격상해시켜 준 가장 대표적인 빅데이터 고객관리 솔루션이다.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해 고객 상담 정보를 분석 및 관리해주는 이 제품은 효성의 IT 및 컨택센터 전문 사업 계열사인 효성 ITX가 개발했다.

익스트림VOC는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술인 음성인식 엔진(STT, Speech To Text)과 문장 의미 분석 기술인 텍스트 분석 엔진(TA, Text Analytics)로 구성된다. 고객과의 음성대화를 실시간 문자 데이터로 저장해 빅데이터로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담 내용과 키워드, 이슈, 감정 흐름까지 파악하고 분석한다. 특히 스스로 배워나가는 기계 학습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를 많이 분석하면 데이터 분석 정확도도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오래 쓸 수록 더 객관적이고 확실한 고객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셈이다.

▲ 평창 풍력발전단지 내 ESS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효성 직원. 효성 제공

대규모 상담 데이터 분석까지 할 줄 안다. 고객 민원 양상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서 불만사항에 대한 조기 예측이 가능한 것. 이에 따라 컨택센터는 민원에 빠르게 대응하고 해결할 수 있을뿐 아니라 전체적인 고객 성향을 분석해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추후 SF영화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ITX 관계자는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활용한 상담서비스 구축은 민원 해결이라는 1차적인 목적뿐 아니라 컨택센터를 통해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에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답변을 제공하는 챗봇(Chat-bot) 등 인공지능 기반의 개인 맞춤형 상담 서비스인 가상 비서(VA: Virtual Assitant) 시장으로 고도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효성이 개발한 빅데이터 활용 기술은 이뿐만이 아니다. 효성중공업은 효성 ITX의 빅데이터 솔루션을 기반으로 변전소 자산관리솔루션(AHMS, Asset Health Management)을 만들었다.

AHMS는 전력 설비의 고장 발생을 예측하는 장비다. 효성이 지난 35년간 쌓아온 변전설비 운영 정보 및 각종 초고압 변전기기의 설계‧제작 기술, 유지보수‧고장‧사고 대응경험 등을 빅데이터화하면서 변전기기 고장 징후를 포착한다.

▲ 효성 ITX 기술자가 서버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효성 제공

AHMS를 도입하면 갑작스런 전력 설비 고장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등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전력설비의 수명을 예측하고 사고를 예상해 부품 교체나 유지보수 여부 등 최적의 일정을 제공하고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효성 관계자는 “AHMS 시스템을 도입하면 설비 고장율을 80%가량, 갑작스런 정전에 따른 조업 손실이나 위험 부담금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며 “국내 500여개 민간 변전소와 300여개 해외 변전소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벌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는 빅데이터를 향후 정보통신기술 시장의 핵심으로 인지하고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를 추진할 것”이라며 “효성이 갖고 있는 오랜 운영 노하우와 IT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2017년을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전문 기업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