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채성오] 인공지능(AI) 스피커 10만 시대가 열렸다. SK텔레콤과 KT가 서비스 중인 ‘누구(NUGU)’와 ‘기가지니(GiGA Genie)’가 각각 10만대 이상 판매된 것. 이동통신사는 한국형 AI 스피커 시장 경쟁을 위해 2세대 기기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누구(NUGU) 누적 판매량 추이. 사진=SK텔레콤 제공, 그래픽=채성오 기자

10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별 AI 스피커 기기 판매량은 각각 1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출시한 누구는 지난달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올 들어 4만대를 넘어선 이후 2개월 만인 3월에 7만대를 돌파했다.

1월 31일 서비스를 시작한 기가지니는 이달 중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IPTV 이용자와 앱 다운로드 비중 등을 통해 추정한 수치다.

두 제품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생활 정보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누구는 날씨정보, 멜론 음악 감상, T맵 교통정보 길안내, 위키백과 음성검색, 라디오 등 25가지 이상의 기능을 제공한다. 기가지니의 경우 IPTV(올레tv), 인터넷전화, 홈 IoT 기기와 연동해 미디어, AI 홈비서, 홈 IoT 허브, 음성 및 영상통화 서비스를 지원한다.

양사는 연내 5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목표로 설정했다. 2세대 모델을 개발해 판매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존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2세대 누구를 개발중이다. 업계에서는 스피커 크기와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2세대 누구를 개발하고 있다”며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지에 대해서는 논의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KT는 지난달 일부 조직개편을 통해 ‘기가지니사업단’을 출범시키며 신규 모델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블랙 모델에 이어 레드와 화이트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 한편 지니뮤직 등 콘텐츠를 강화하는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바 있다.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 전무는 “인공지능 역량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AI테크센터를 출범시킨 데 이어 기가지니사업단을 신설했다”며 “전담팀을 중심으로 보다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 기가지니. KT 제공

누구와 기가지니의 순항은 AI 스피커 후발주자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자회사와 협력사를 통해 연내 AI 스피커를 출시할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 시장이 걸음마 수준에서 본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라며 “기기의 두뇌를 담당하는 딥러닝 기반 소프트웨어의 발전 속도와 기기 경량화에 따라 2세대 모델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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