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하나가 본지와 단독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스경제 박종민]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러나 마음만큼 쉽게 얻어지지 않은 것이 바로 ‘행복’이다. 한국스포츠경제는 2016년부터 ‘행복한 대한민국(Happy Korea)’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프로야구와 축구, 배구 팬들을 대상으로 ‘스포츠와 행복’ 설문 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스포츠와 연예 스타들의 행복과 관련한 인터뷰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스타들이 털어놓는 행복한 순간들을 통해 행복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운동을 끝내고 집에 들어왔을 때 반겨주는 가족이 있다는 게 사소할 수 있지만, 큰 행복인 것 같아요.”

▲ 장하나 프로필

지난 1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이 열린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 골프클럽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한 장하나(25ㆍBC카드)는 ‘일상에서 행복한 순간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직장인 분들의 경우 그런 게 늘 있는 일이지만, 나는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숙소에 왔을 때 공허함이 많았다”며 “한국에 있으면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을 때 늘 함께 하던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와 애완견 2마리, 애완 고양이까지 나를 반겨주더라. 작지만 큰 행복인 것 같다”고 웃었다.

장하나는 지난 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카드를 반납하고 돌연 한국행을 택했다. 그 배경에는 ‘행복’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행복은 큰 성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찾을 수도 있다는 점을 그는 몸소 보여줬다. 골프 팬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

장하나는 자신이 느낀 행복의 순간과 의미들에 대해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까지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2012년 KB스타금융챔피언십 우승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KLPGA 투어 입회 후 약 3년간 슬럼프를 겪다가 이뤄낸 프로 첫 우승이라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이 다 같이 기뻐하셨다”고 운을 뗐다. 외동딸인 장하나에게 부모님은 더없이 큰 존재다. 장하나는 “어떤 선수이든 그렇겠지만, 부모님은 대신할 수 없는 존재”라며 “나는 형제가 없다 보니 더 그렇다”고 말했다.

▲ 장하나(왼쪽)가 경기 중 캐디와 즐거워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장하나는 팬들에 대한 특별한 기억도 전했다. 그는 “2012년 말 처음 팬 클럽이 생겼다. 그때부터 경기 중 내 이름이 불려 감동이었다. 미국에서는 2년차 때까진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가 3년 차가 돼 우승을 하니 나에게 손수 만든 선물을 주시는 외국인 분들이 있었다. 한국에 가끔 올 때도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했다. 팬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하다”고 언급했다.

장하나는 평소 음악 감상과 식사를 할 때도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 경기가 끝나고 헤드셋을 착용한 채 퍼트 연습을 했다. 장하나는 “음악을 자주 듣는 편이다. 음악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는 스타일이라 기분이 가라 앉아 있을 땐 신나는 음악을, 조금 들떴다는 생각이 들 땐 차분한 발라드를 듣는다. 퍼트 연습 때는 잔잔한 음악을 튼다. 보통은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가수 BMK 등의 노래들을 챙겨 듣는다”고 털어놨다. 장하나는 “고기를 좋아해 어머니께서 삼시세끼 육류 반찬을 챙겨주신다. 고기는 소, 돼지 가리지 않지만 돼지고기를 조금 더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LPGA 투어 생활을 할 때 심리적 위안거리 중 하나는 연세대 동기를 비롯한 친구들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한국에 오면 연세대 동기들 또는 가까운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러면 그렇게 행복하더라. 양태빈(25) YTN 기상캐스터도 그 친구들 중 한 명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영화에 대해 말을 꺼내자 ‘7번방의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고백했다. 장하나는 “부녀간 이야기를 다룬 영화라 아버지와 함께 봤다. ‘(연기였지만) 7~8살 된 아이가 저런 힘든 환경에서도 밝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놀라우면서도 감명 깊었다”며 “펑펑 울었다”고 회상했다.

장하나는 ‘행복’을 “삶의 또 다른 목표”라고 정의했다. 그는 “골프에서 1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실제 느끼는 기분과 생각들이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나와 가족, 가정의 행복이 인생의 가장 큰 부분이 아닌가 한다. 가정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사회에 나와서도 티가 나게 마련이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게 편하고 잘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20대 중반의 장하나는 벌써 ‘행복’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제주=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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