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교수신문은 각 대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그 해의 큰 사건이나 이슈를 빗대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지난 2006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단어가 바로 약팽소선(若烹小鮮)이었다. 노자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본문 중 ‘치대국약팽소선’의 준말로 “작은 생선을 삶듯이 무엇이든 그대로 두고 기다리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당시 교수들은 “아무리 개혁의 명분이 정당하더라도 시행 과정에서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거나 “소모적인 갈등이 있겠지만 세부적인 차이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순리를 따르면 상생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글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었다. 당시 황우석박사 사태가 있던 시기여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 ‘약팽소선(若烹小鮮)’이라는 사자성어가 10년이 넘게 흐른 요즘에도 유효하다.

특히, 투자나 재테크에 그대로 적용해도 흠결이 없다. 시장이 급변한다고, 혹은 원하는 기간에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식이나 부동산 혹은 펀드상품 등의 투자 방법을 너무나 쉽게 갈아타는 요즘 세태를 보면 더 그렇다. 물론 수익률과 원금손실에 대한 자신만의 룰을 정해서 얼마 이상 수익이 나면 투자원금의 절반을 매도하겠다거나, 얼마 이상 손실이 나면 얼마를 재투자하거나 손절매 하겠다는 자신만의 소신 있는 투자원칙을 추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실제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조바심이 생기거나 내 재산 가치만 떨어지고 있다는 조바심에 앞뒤 안 가리고 투자종목을 바꾸거나 매도와 매수를 쉽게 하는 경향이 많다. 투자나 금융상품을 환매 또는 중도해지하고 새로 가입할 때는 대부분 수수료와 별도 이율이 부여돼 작지 않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매도만 하면 그때부터 가격이 오르고 매수만 하면 떨어지는지 모르겠다”는 투자자들의 볼멘소리를 들을 땐 더 그렇다.

특히, 금융상품의 경우 전체 운용자산의 30%이상은 10년 이상 기간을 두고 가족 명의로 노후자금과 자녀의 교육 및 결혼자금으로 아예 장기운용을 할 것을 권한다. 나머지 자금 중 10% 안팎은 긴급예비자금이나 추가 투자자금으로 CMA나 MMF등의 단기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나머지 50~60%의 상품은 최소 3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운용하되 중간에 일부 인출과 재투자에 대한 전략을 세운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조급함과 서두름의 결과로 인한 원금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가 종목과 시간을 적당히 분산해서 위험과 수익률까지 분산해서 얻는 방법이겠고, 두 번째는 철저한 재투자와 매도 및 환매 수익률이나 타이밍 구간을 정해서 지키는 것이다.

즉, 어떤 주식을 사거나 펀드나 금융 투자상품에 가입했다고 한다면 수익률이 6%만 나면 일단 투자 금액의 50%를 무조건 환매나 매도해서 1차 수익률을 시현하고 다음에 다시 6%의 수익률이 나면 나머지 절반도 과감히 매도를 하는 식이다. 반대로 투자 후 원금손실 5%를 보게 되면 30%의 금액을 매도 내지는 환매하겠다고 정하거나, 저가 매수의 기회로 얼마의 자금을 재투자 하겠다는 식의 투자 지침이다.

비단 워렌버핏에게만 투자의 원칙과 5계명이나 10계명이 있으란 법이 있겠는가? 나만의 투자 원칙을 정하고 실천하면 그게 바로 성공투자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러한 투자 지침 첫 번째를 ‘적당한 수익실현과 재투자 기회포착’으로 삼는 것이 어떠하겠는가?/서기수 인카금융 자산관리센터장

경제산업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