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허인혜] 대부업 최초로 증권사를 인수하려던 아프로서비스그룹의 목표가 물거품이 되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렸다.

아프로그룹은 주 수입원이던 대부업을 정리하면서 빈 자리를 증권사로 채우려던 계획에 큰 차질을 겪게 됐다. 아프로그룹은 다른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종합 금융사’ 목표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또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한편, 대부업 정리 인력을 수용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아프로그룹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자사의 최대주주인 LS네트웍스가 G&A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진행한 아프로그룹 간의 지분매각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양 사간의 지분매각 절차는 곧바로 중단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세 번째 매각 거래도 불발되면서 당분간 홀로서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아프로그룹은 이달 초까지도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협의가 순풍을 타고 있다고 전했지만, 일각에서는 꾸준히 아프로그룹이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리라는 예상이 나왔었다.

아프로그룹은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자산을 기존의 40% 이하로 감축하겠다고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단계적 철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요건충족명령’을 내렸다. 결국 금융당국의 최종 인수승인을 받지 못하리라는 불안감과 매각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가 인수 불발로 이어졌다.

▲ 최윤 아프로그룹 회장./사진=아프로서비스그룹 제공

아프로그룹은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의 대부업으로 출발해 종합 금융사로 목표를 확장했다. 최윤 아프로그룹 회장은 대부업 꼬리표를 떼고 금융그룹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목적 달성을 위해 주 수입원이었던 대부업을 정리하겠다고 나서는 등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계약 불발로 아프로그룹의 중장기 계획인 종합 금융사로서의 도약은 한 차례 발목이 잡히게 됐다.

아프로그룹은 금융감독원이 4월 발표한 ‘상호저축은행 대주주 변경·합병 등 인가기준 마련’ 기준에 따라 대부업을 완전 철수하기 전에는 추가 저축은행 인수도 불가능하다. 당시 아프로그룹은 2022년까지는 저축은행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신 증권사 인수로 새 판로를 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인수계약을 진행 중이던 지난 4월 아프로그룹 관계자는  “추진해왔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한 바 있다. “대부업이 빠진 자리를 증권사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증권상품 참여를 넘어 주관적으로 상품을 만들 기회”라고 덧붙였지만 ‘일시정지’ 된 셈이다.

대부업을 접으면서 발생하는 인력 1,500명을 수용하고자 했던 목표도 깜깜해 졌다.

아프로그룹은 “증권사를 포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의 계약이 결렬됐다고 해서 타 금융사와의 매각에도 손을 놓지는 않겠다는 이야기다. 아프로그룹 관계자는 “아프로그룹의 중장기적인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저축은행 인수에 이어 증권사 인수까지 가로막은 데에는 아쉬움이 남은 듯 했다.

단기적으로는 해외진출에 매진하면서 또 다른 증권사 매물을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으면서 인도네시아 안다라은행의 지분 99%를 취득했고, 전북은행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디나르뱅크와도 인수 계약 체결에 분주하다.

아프로그룹 관계자는 “대부업 정리까지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그 안에 M&A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해 대부업 잔여 인력을 수용하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고 전했다.

허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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