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한국경마 대표 여성 기수 김혜선이 데뷔 8년 만에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혜선은 지난 11일 렛츠런파크 부경(부산경남)에서 열린 코리안오크스(G Ⅱㆍ제5경주ㆍ1800m)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은 김혜선이 2009년 기수 데뷔 후 8년 만에 거머쥔 대상경주 우승이자 한국경마 사상 여성기수 최초 대상경주 우승이다. 또 2008년부터 시작된 서울ㆍ부산 통합 오픈경주에서 여성기수가 우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혜선이 기승한 ‘제주의하늘’은 몸무게가 420~430kg으로 일반 경주마에 비해 작아 당초 우승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았던 경주마였다. 실제로 경주 당일 단승식(1위 적중) 배당률이 56배를 기록할 정도로 팬들이 관심 밖의 마필이었다.

그러나 김혜선과 호흡은 유독 좋았다. 그 동안 김혜선 기수와 6회 경주에 출전해 3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제주의하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승하며 이변 아닌 이변을 연출했다.

김혜선은 제주의하늘과 호흡을 맞춰 우승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교감’을 꼽았다. 제주의하늘은 승부욕이 강한 경주마인데 초반에 힘을 쓰면 나중에 잘 뛰지 못하니 경주 막판 힘을 쓰도록 유도한 것이 적중했다고 김혜선은 설명했다.

김혜선은 “여성기수로서 남성기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면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마필을 이해하는 게 자신의 무기”라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제주의하늘은 부경의 ‘아이스마린’을 제치고 국산 최우수 3세 암말에 등극했다. 아이스마린이 이날 경주에서 5위안에만 들었더라도 최우수 3세 암말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스마린은 경주 초반 늦은 출발을 극복하지 못하고 7위에 머물며 제주의하늘에게 영예의 자리를 내 주고 말았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