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위스키·럼 등의 주류제품이 어두컴컴한 분위기의 바(BAR)에서 밝은 곳으로 나왔다. '아버지의 술'로만 여겨졌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층에게 다가가기 위해 위스키 업계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데 그 중 하나가 편의점으로의 채널 확대다.

▲ (좌부터)발렌타인 파이니스트 200ml, 제임슨 200ml,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 200ml / 각 사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백화점 및 대형마트를 위주로 제품을 판매해오던 위스키와 럼 등의 주류제품이 최근 편의점 채널과 소용량 제품으로 젊은 층에 다가가고 있다.

먼저 고급 위스키로 잘 알려진 발렌타인과 조니워커가 편의점 출시를 확대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일각에선 단순히 홈술·혼술족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핵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홈술족들은 무거운 위스키보다 가벼운 맥주 등의 술을 많이 찾는다"며 "위스키가 편의점 채널로 진입한 것은 더 많은 소비자와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결국 위스키가 일부 주점에 유통되는 것과는 달리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도록 해 젊은층과 여성에게 '친숙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편의점의 주 고객은 2030대의 직장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말 우리나라 편의점 시장 규모는 20조4,000억 원으로 전년 17조2,000억 원보다 18.6% 늘었다. 편의점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직장인과 20~30대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편의점 이용객의 55%가 직장인이었으며, 연령별로는 20~30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집 앞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위스키를 접할 수 있음에 따라 젊은 소비자의 반응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는 편의점 출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 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가 있자 그 인기가 역으로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산된 사례다. 파이니스트 200ml 소용량은 기존의 위스키 제품에서 보기 힘든 세련된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집 안은 물론 캠핑과 피크닉 등에도 잘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음료와 혼합해 칵테일로 즐길 수도 있으니 인기가 높다. 특히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데다 만 원대 이하라는 가격 부담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인기 요인이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는 1년에 6백만 상자(9리터 기준)가 판매될 만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위스키 제품 중 하나다. 밝은 황금빛을 띠며 부드러움과 스파이시함이 어우러진 우아한 향과 함께 잘 익은 사과, 바닐라, 달콤한 밀크 초콜렛이 연상되는 섬세한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애플 소다나 커피와 혼합해 칵테일로도 다양하게 음용 가능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인 조니워커도 편의점에 소용량 출시 후 젊은 층 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소용량 제품이라는 점도 그 요인 중 하나지만, 만 원대 가격으로 조니워커를 구입 할 수 있는 점이 크다.

디아지오는 지난 해 출시된 조니워커 레드 200㎖가 좋은 반응을 얻자 제품 라인업을 확장, 지난달 블랙 레이블 200ml를 추가로 선보였다. 기존 제품과 동일한 품질은 물론, 디자인과 재질을 반영했다. 특히 레시피와 레몬 시럽을 제품과 함께 패키지로 구성해 집에서도 누구나 쉽고, 맛있게 칵테일을 즐길 수 있도록 해 반응이 좋다.

납작한 사각형의 디자인으로 위스키 플라스크를 연상시키는 말리부 미니는 플라스틱 바틀로 제작돼 휴대가 용이하다. 여름을 대표하는 칵테일인 '피나콜라다'의 주재료로 사용될 만큼 파인애플 주스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와도 잘 어울려 누구나 쉽고 맛있게 칵테일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데, 만 원대의 가격과 작은 용량으로도 6~7잔의 칵테일을 만들 수 있어 높은 가성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신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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