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선수 생명이 짧고 여유 자금이 풍부한 직업의 특성상 스포츠 선수들은 전성기 때 수입을 최대한 아끼고 불려 놓아야 합니다. 연봉을 많이 받는 고소득 계층에 속하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직업군에 속해있다는 것이 재무설계자들의 평가입니다.” (A은행 관계자)

고수입을 올리는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러브콜이 뜨겁다. 자산규모가 크기 때문에 실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명인 거래 은행’이라는 홍보효과는 덤이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금융권에서는 마케팅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KEB하나은행은 스포츠 스타 1호 손님으로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 왼쪽에서 다섯번째)을 선정했다. 사진=KEB하나은행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14일 스포츠 스타 자산관리를 담당할 프라이빗뱅킹(PB)전담팀을 출범했다. 스포츠 스타 1호 고객은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미 박성현, 이민지, 유소연 등 유명 프로골프 선수의 자산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박성현 선수는 올해 4월부터, 이민지 선수는 2014년부터 KEB하나은행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 선수와 이 선수 외에도 KEB하나은행으로부터 자산관리를 받는 스포츠 스타들은 세무와 부동산 분야에서 자산관리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큰 상금을 받는 만큼 여기에 붙는 세금에도 관심이 많으셔서 절세, 세금계산 관련 문의가 많은 편이다”며 “외화로 받은 상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이 분야 쪽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PB 전담팀이 새로 꾸려짐에 따라 더 많은 스포츠 스타들에게 체계적이고 특화된 자산관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세무사, 변호사, 부동산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에서는 선수 종목, 소득, 자산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부동산과 절세에 관심이 많은 스포츠스타들의 성향에 맞춘 전문 서비스도 있다. 서울의 주요 투자 관심지역을 함께 답사하며 물건 정보 및 계약까지 지원하는 ‘부동산 필드투어’를 진행하고, K리그 프로축구 22개 구단 전체를 대상으로 재테크 세미나 개최를 통해 투자 및 절세방안, 부동산 동향정보도 제공한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소득이 창출되는 시기와 소득을 주로 소비하는 시기가 불일치되는 기간이 길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어려운 스포츠 스타들에게 안정적인 자산관리와 은퇴 후 제2의 인생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강남에서 격돌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3월 강남스타PB센터를 연예인·스포츠인 전담 자산관리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9일에는 스포츠마케팅 전문업체 갤럭시아SM과 스포츠 선수들의 자산관리전담 후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심석희, 최민정 등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민은행의 PB서비스 외에도 KB손해보험의 스포츠인 전용 상해보험 등 KB금융그룹 전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도 지난 5월 서울 역삼동 투체어스 강남센터 내에 ‘셀럽센터’를 만들었다. 강남 지역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뿐만 아니라, 여의도, 상암 등 다른 지역의 유명인사들에게도 기존 거래 영업점과 공동관리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 신축, 임대관리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며 “기존에 거래하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 뿐 아니라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고객 거래가 활성화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 여윳돈으로 건물이나 땅을 사는 투자 방법도 나쁘지 않지만, 이들 고객의 경우에는 워낙 액수가 크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효율적인 자금운용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B은행 관계자는 “재테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대부분 그저 적금과 예금만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혼, 은퇴 등 변수에 맞춘 정확한 재무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은행 관계자도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은 지출은 생애 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수입은 비교적 짧게 발생하기 때문에 생애 전반에 걸친 특화된 자산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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