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커뮤니티 인천여아살인사건 그것이 알고싶다/사진=SBS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그것이 알고싶다’가 캐릭터 커뮤니티를 조명하자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그러나 ‘캐릭터 커뮤니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란 일각의 비판도 나왔다. 방송에서 자극적인 소재를 조명, 지적하면서 자칫 캐릭터 커뮤니티 전체가 범죄의 산실인 것처럼 돼버렸기 때문이다.

캐릭터 커뮤니티가 처음 만들어진 의도는 신선했다.

캐릭터 커뮤니티는 누리꾼들이 캐릭터를 만들어 상황극 놀이를 하며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일들을 하며 대리만족을 하는 집합체다. 어릴 적 인형놀이를 온라인으로 가져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개념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등 기존에 있는 ‘세계관’에서 역할을 정하거나 자신만의 ‘세계관’ 속 캐릭터들을 설정해 소설처럼 꾸미기도 한다.

관리자가 세계관 컨셉을 정해 게재하면 유저들이 그 속의 캐릭터를 하나씩 맡아 신청하고 관리자가 배정해주는 형식이다. 그 안에서 이벤트 진행 등 건전한 놀이 문화도 생겼다.

그러나 서서히 변질됐다. 성인들의 캐릭터 놀이가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범죄에 이르고 있었다. 살인사건, 시체 유기, 시신 훼손 등 소재가 악랄해지고 이에 심취한 사람들이 가상과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워진 사례가 발생하고 만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17일 방송은 ‘비밀친구와 살인 시나리오 - 인천 여아 살해 사건의 진실’ 편을 다뤘다. 인천 여아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캐릭터 커뮤니티 유저였던 것이 드러나면서 이를 살해 배경으로 지목했다.

인천 여아 살인사건은 지난 3월 29일 초등학생 A 양이 하교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자 부모가 찾아나섰지만 끝내 숨진 채 아파트 물탱크에서 발견된 사건이다.

CCTV 확인 결과 놀이터에서 놀던 A양을 17살 고등학교 자퇴생 B양이 데리고 아파트로 들어가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쓰레기봉투에 넣어 유기했다. 수사 결과 당초 피의자 B양은 ‘조현병,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을 것으로 지목됐지만, B양이 캐릭터 커뮤니티 속 잔인한 대화를 나눈 내용이 포착돼 이것이 살인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짚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B양이 캐릭터 커뮤니티를 이용한 사실이 범죄와 직접 연결된다고 단정짓지 않았으나 사회의 관심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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