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금호산업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을 조정해주지 않기로 했다.

20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금호’ 브랜드 및 기업 가치 훼손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산정된 원안을 아무런 근거 없이 변경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더블스타에 금호 상표를 사용하려면 20년 계약, 연간 매출액 0.5% 사용료로 지급 조건을 냈었다.

▲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잇따른다. 사진=연합뉴스

채권단 등이 요구한 5년 후 15년 재계약, 사용 요율 0.2%보다 훨씬 높은 것이지만, 금호타이어라는 브랜드 위상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업계에서 브랜드 사용료로 매출액의 0.2%만 지급하는 곳은 일부 그룹 계열사들 정도밖에 없다. 통상 0.1~0.3% 수준으로, 삼성그룹의 경우는 0.5%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매출액의 1%가 삼성으로 넘어간다.

금호타이어도 글로벌 업계에서 10위권의 우량 업체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편이다. 상용타이어만 만든데다가 기술력도 떨어지는 더블스타에게는 상표권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금호타이어가 지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도 더블스타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의 낮은 실적을 근거로 상표권 이용료율 인하를 요구하는 더블스타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사례다.

금호산업이 이처럼 맞대결을 예고하면서 더블스타에 기울었던 금호타이어 매각전도 향배를 알 수 없게 됐다. 우선 채권단은 이달 말 돌아오는 1조3,000억원 규모 차입금 만기를 오는 9월까지로 연장하는 안을 결의할 수 없게 됐다.

채권단은 우선 금호홀딩스 지분을 통해 박 회장을 압박하고 그룹 경영권을 뺏는 등 대책을 고심 중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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