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경정에서는 선수들의 기량과 모터 성능이 평준화 되며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주가 연일 나오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최근 미사리 경정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경주들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경정은 과거 1턴 마크(회전을 위한 부표) 시 결정된 순위가 끝까지 거의 바뀌지 않아 역전극이나 순위경쟁의 재미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이러한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우승 경쟁은 물론이고 2착(위)과 3착 자리를 두고 마지막 턴 마크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주가 늘어난 이유는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 측은 “요즘은 과거보다 훈련원 후보생들의 훈련량이 늘었다. 과거에는 경정훈련원 후보생 훈련 기간이 1년이었지만 올해 데뷔한 14기들은 6개월이 더 늘어난 1년 6개월의 훈련을 받았다. 이 기간 후보생들은 경주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과 모터 정비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았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실전 경험까지 쌓이면서 신인들이 기존 선수들과 대등한 경주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경정에서는 좀처럼 나오기 힘든 동착(동시 도착)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2일 경정 15회차 14경주가 대표적인 예다. 이지수가 인빠지기로 일찌감치 선두를 확정 지은 가운데 2위 자리를 윤영근이 차지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상문이 끈질기게 추격한 끝에 윤영근과 이상문이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2위 동착을 만들어냈다.

프로펠러 고정제 도입과 정교해진 편성도 경주의 박진감을 높이고 있다. 프로펠러 고정제는 프로펠러 정비에 대한 규제를 제한하는 제도다. 과거에는 프로펠러를 선수가 관리했다. 이 경우 프로펠러 정비를 통해 모터 기력의 부족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선수 간의 실력차를 더욱 벌어지게 하는 단점이 있었다. 프로펠러 고정제가 도입되며 모터의 평균 성능이 명확해져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되고 있다.

여기에 경주 편성이 정교해지며 하위권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강해진 것도 경주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하위권 선수나 불리한 코스에 위치한 선수들도 성능 좋은 모터를 배정 받을 경우 선두권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이변이 일어날 공산도 높아졌다. 최근 삼복승식(순위 상관 없이 1~3위 적중) 에서 고배당이 이어지는 이유도 선수들의 입상 의욕이 강해진 덕이다.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삼복승식에서 30배 이상 고배당이 나온 경주가 총 15회다. 특히 지난달 7일 20회차 11경주에서는 삼복승 178.5배의 초고배당이 나왔다. 지난 5월 18일 17회차 1경주에서는 쌍승식(1, 2위 적중) 배당은 22.7배였지만 삼복승식 배당은 101.9배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복승식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를 분석할 때 입상 축 선별과 함께 후착권 변수와 3위권에서 이변 가능성을 보이는 전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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