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영화 ‘택시운전사’로 만났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담은 이 작품에서 시대의 비극을 통해 뭉클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송강호는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 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사실 ‘택시운전사’ 출연을 한 번 거절했다.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어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택시운전사’의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송강호는 “‘변호인’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이 이야기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며 “힘들겠지만 영화에 담긴 열정, 열망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택시운전사’에 대해 “인간의 도리, 상식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을 얘기한다. 누구나 생각하는 도리에 대한 이야기다”고 정의했다.

송강호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회상하며 “당시 중학생이었다. 언론이 통제돼 있을 때라 ‘가짜뉴스’를 들었다”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잊지 못할 아름을 지닌 본질을 알게 됐다. 독일기자의 용기와 진실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됐다. 배우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택시운전사’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세계에 알린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기사 김사복의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송강호는 “김사복이라는 인물은 알려진 게 거의 없다. 하지만 마음은 우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비극을 목격하고 독일기자와 동행하는 마음은 내가 맡은 만섭의 마음과 같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픈 역사와 비극을 통해 대한민국의 사회적 희망을 노래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류준열은 “태어나기 전이지만 영화를 준비하면서 당시 내용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봤다”며 “영화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을 더 알게 됐다. 소시민의 감정과 시선을 갖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유해진은 “그 당시에는 이렇게 큰 일인 줄 몰랐다. 세월이 흐르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걸 느꼈다. 이번 작품이 남다른 의미를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메가폰을 잡은 장훈 감독은 “영화를 준비할 때는 광주를 다뤘다는 이유로 위축될 때도 있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시대적 배경이 많이 바뀌어서 다른 분위기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독일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의 출연에 대해 “토마스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갔다. 설득을 하러 갔는데 되레 시나리오를 보고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린 작품이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8월 개봉.

사진=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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