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위기가 찾아온 국내면세점들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 20일 오후 서울 퇴계로 신세계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외국인 방문객 수가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외국인 매출도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면세점 전체 매출도 석 달 만에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6억5,590만 달러 규모로, 전월보다 11.1% 증가했다.

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지난 2월 8억8,254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급감한 바 있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이 3월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4월 매출은 특히 부진했다.

내국인을 포함한 5월 국내면세점 전체 매출은 9억3,607만 달러로, 전월과 비교하면 4.8% 증가했다. 역시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내국인 매출은 전월보다 줄었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살아난 덕분이다.

외국인 이용객 수도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은 102만4,000여명이었다. 앞서 4월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201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이용객이 10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 개선 기류가 생기고 5월 면세점 매출이 다소 회복되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에는 개장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이는 등 반한(反韓) 정서가 극심했을 당시와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또 평소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홍대입구, 동대문 등의 상권에서도 조금씩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아직까지 낙관은 이르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전히 '금한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단체 관광객 방문율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를 근거로 중국인이 돌아온다고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드 여파가 다시 정상화 되려면 일정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최소 올 연말까지는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국내면세점은 사드 보복이후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 피해 업종이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3~4월 매출이 전년대비 20% 안팎으로 급감했고, 많은 업체들이 적자를 이어갔다. 

신진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