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산업부 김재웅 기자

[한스경제 김재웅]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바야흐로 ‘중국 개척 시대’에 접어들었다.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했던 폭스바겐을 비롯해 BMW, 재규어랜드로버, 볼보자동차, 현대차 등 내로라하는 완성차사들이 중국에 공장을 더 늘릴 예정이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현지회사와 합작을 해야한다. 그럼에도 중국행 러시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중국 현지 생산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공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대 수준의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자동차 소비량은 2009년 이후 미국을 재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수입 관세가 무려 25%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현지 공장 운영이 필수다.

이에 더해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까지 이용할 수 있으니 중국 공장 설립은 금상첨화다. 중국은 최근 들어 임금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음에도 비용 절감효과는 여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례로 미국 포드자동차는 2019년부터 포커스를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10억달러(약 1조1,415억원)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차를 공급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게다가 중국 공장의 생산 품질도 세계를 주도하는 수준에 올라섰다. 중국 소비자들 눈높이가 급격히 높아지면서다. 심지어는 플래그십 생산 기지 역할까지 넘보면서 중국산의 가치를 높여보는 '메이드 바이 차이나'라는 말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폭스바겐 피데온, BMW 5시리즈 롱휠 베이스, 볼보 S90L 등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이들 모델은 휠베이스를 늘리는 등 방법으로 내부 공간을 최대한 크게 설계한 차들이다. 중국 수요에 맞춘 것이지만,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해서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미래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전 세계를 주도할 것이 확실해졌다. 작년 전세계 전기차 생산량 75만여대 중 33만6,000대가 중국산이다. 세계 전기차 1위 회사도 중국 비야디. 미국 테슬라도 조만간 중국 상해에 공장을 짓고 ‘중국산 전기차’ 생산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그런데도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차는 여전히 ‘마데 인 차이나’ 취급이다. 온라인에서 중국산 차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폄하와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생산분을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이 “네버(Never)”라고 대답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자칫 브랜드 이미지가 ‘중국산’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제대로 발을 들여놓은 중국차 업체는 북기은상의 수입사인 중한자동차 뿐이다. 그나마도 출시한 모델은 미니밴과 켄보600 등 박리다매 수준이다. 비야디를 비롯한 정말 좋은 차를 만드는 회사들은 여전히 국내 진출을 지켜만 보는 중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미 중국을 향한 러브콜을 시작한 상태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서 다양한 현지 모델을 개발 중이고,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서 굳이 중국 바이두와 손을 잡았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회사들은 중국 업체들과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연대활동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제 소비자들 차례다. 현재 내수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될 만큼 소비자 수준이 높다. 하지만 중국산 차를 지금처럼 외면한다면 한계도 뻔하다. 자동차 강국 중국은 피할 수 없는 내일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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