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신진주] SK플래닛이 오픈마켓 11번가를 매물로 내놓고 롯데나 신세계로부터 신규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가 만약 유통 대기업 중 한 곳과 합치면 현재 거래액 1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넘을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 11번가 자료사진. /11번가

22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플래닛에서 11번가를 분사시키거나 신규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력 대상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과 5대 5 비율로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롯데, 신세계 등 유통기업이 11번가를 인수하면 자사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기 때문에 합작설에 이목이 집중됐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이 8조 원대로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14조 원)의 뒤를 이어 국내 2위 업체다.

신세계의 SSG닷컴 거래액은 2조 원 안팎이고 롯데그룹의 온라인 거래액은 총 8조 원가량이다. 이에 롯데와 협력하면 단숨에 국내 1위가 되고, 신세계와 손을 잡으면 10조 원 규모의 회사가 된다.

하지만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롯데와 신세계 측은 “내부적으로 논의되거나 정해진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SK플래닛 관계자 역시 “11번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논의 초기 단계로 롯데나 신세계와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지 않다”며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에 매각할지 다른 온라인 기업에 매각할지도 정해지지 않았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11번가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매력적인 매물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합작·매각설 등을 흘린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SK그룹은 당초 11번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몰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져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의 기업가치는 3조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11번가를 인수하려면 지분율에 따라 1조∼2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주요 기업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외형 성장에 치중하며 업체 간 '치킨 게임'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적자 부담을 안고 조 단위의 매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11번가는 지난해 중국민생투자와 투자 협상을 진행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타진했지만 돌연 협상이 중단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신진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