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컵 로고.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2007년 6월 22일 국제축구연맹(FIFA)는 ‘피스컵(Peace Cup)’ 대회를 정식 대회로 승인해 눈길을 끌었다.

피스컵은 국내의 한 종교단체가 조직∙운영하는 대회로써 문화∙종교를 초월해 축구를 통해 세계평화를 이루자는 취지로 2003년부터 총 5번의 대회가 열렸다.

첫 대회였던 2003년은 종교단체가 소유한 성남 일화를 포함해 박지성, 아르연 로번 등이 소속된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 1860 뮌헨(독일) 등 전세계 8개 클럽이 참여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등 6개 구장에서 2개조로 나눠 각 1위가 결승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PSV 아인트호벤이 올림피크 리옹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박지성은 대회 최고의 영예인 골든볼을 수상하는 거머쥐었다.

2005년 대회도 토트넘 핫스퍼(영국),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 레알 소시아에드(스페인), PSV 아인트호벤, 올림피크 리옹 등 주요 명문클럽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대회에서는 로비 킨, 저메인 데포, 필립 코쿠, 마하마두 디아라, 아르템 벤 아르파 등 명성 높은 선수들이 대거 참여해 국내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피스컵조직위원회는 제3회 대회인 2007년 피스컵 대회를 한 달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수장인 모하메드 빈 함만 회장을 만나 대회의 지지를 얻어냈고, 사흘 후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피스컵과 피스퀸컵을 모두 FIFA로부터 정식 대회로 승인을 받아내 세계적인 대회로 발돋움하는데 성공했다. 본 대회에서는 카림 벤제마가 이끄는 올림피크 리옹이 2번의 준우승 악연을 끊고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열린 대회는 국내가 아닌 스페인 안달루시아에 개최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세비야(스페인), 포르투(포르투칼), 올림피크 리옹 등 정상급 클럽이 참여해 한 층 강화된 라인업을 선보였으며, 참여 클럽도 8개 팀에서 12개 팀이 참가해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조직위는 대규모 대회를 치르면서 재정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2012년 4개 클럽이 참가한 ‘피스컵 수원’을 끝으로 더 이상 대회가 존속되지 못했다.

피스컵은 유럽축구 비시즌인 여름에 개최, 오프시즌 중 경기력 유지를 필요했던 클럽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한 때 FIFA의 정식 대회 승인으로 세계 대회로의 발전을 꿈꾸기도 했다. 현실적인 문제 앞에 사라져야 했던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명성 높은 대회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향수는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수원=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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