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레클리스'/ 사진=한국마사회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1950년 6월25일 발발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휴전이 될 때까지 약 3년여 동안 한반도 전역에 엄청난 비극을 몰고 왔다. 전 국토가 폐허가 됐으며 인명피해도 막대했다. 이 기간 무모할 만큼 용감했던 군마(軍馬)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이 바로 ‘아침해’다.

한국전쟁 발발 당시 아침해는 서울 신설동 경마장에서 경주마로 활동 중이었다. 전쟁이 일어나자 아침해는 미군의 군마로 활동하게 된다. 말(馬)은 겁이 많은 동물이다. 말의 큰 눈은 350도를 탐지할 수 있다. 언제든지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서서 잠이 드는 것도 말의 특징이다.

아침해는 달랐다. 아침해는 군인들조차 겁에 질린 전쟁터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탄약을 운반했다. 부대원들은 아침해를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다는 의미로 ‘레클리스’라고 불렀다.

▲ 뮤지컬 '레클리스'/ 사진=한국마사회

특히 1953년 중공군에 승리한 ‘네바다 전투(연천전투)’에서는 보급기지와 최전방을 386회나 오가며 수백 톤의 탄약을 옮겼다. 부상자를 태우고 내려오자마자 포탄을 싣고 산을 타는 모습, 눈과 다리에 총상을 입고도 임무를 완수하는 용맹함 덕분에 아침해에 대한 전우들의 사랑은 뜨거웠다.

휴전 후 아침해, 레클리스는 병장 계급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전쟁영웅에 대한 미국의 예우는 극진했다. 캘리포니아주 해병 1사단은 아침해를 하사로 진급시켰고 1960년에는 성대한 전역식까지 치러주었다. 아침해는 이후에도 미국 상이용사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 ‘퍼플하트훈장’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 표창장, 유엔 종군기장 등 수많은 훈장과 상을 수상했다. 미국 국방부는 2013년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버지니아 관티코 해병대본부에 아침해의 추모기념관까지 설립했다.

아침해에 대한 국내에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달려라! 아침해’라는 동화책이 출판됐다. 경기도 연천군은 지난해 백학면 두일리 일원에 ‘레클리스 공원’을 조성했다. 한국마사회는 2014년 6월 한국의 말 문화를 빛낸 위대한 영웅으로 레클리스를 선정했다. 2015년부터는 매년 가을 레클리스의 일대기를 각색한 이색 마장마술 뮤지컬 ‘영웅 레클리스’를 공연하고 있다.

김성환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