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온수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선진국, 신흥국의 동반 강세가 진행 중이다. 금융위기 이전의 강세장이 중국 중심의 신흥국 경기가 주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업종별로는 4차산업을 이끄는 IT가 주도업종으로 부상했다. 알파벳(GOOG), 아마존(AMZN), 테슬라(TSLA) 등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제품 효과 및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삼성전자가 신고가 랠리의 중심에 서 있다. 전세계적으로 IT기업들의 약진이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경기의 회복으로 신흥국 경기의 회복 탄력도 역시 강화되고 있다. 수출 중심의 주요 신흥국 수출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일종의 낙수효과인 셈이다. 글로벌 교역량도 증가하고 있다. 물동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회복 신호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유럽, 꿈틀거리고 있는 경기 회복세

우리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주변으로 확산되는 현상에 주목하고자 한다. 경기개선과 관련한 시장의 온기가 유럽을 포함한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非달러 자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중 글로벌 수요의 또 다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조사·심리지표(이하 소프트지표)를 중심으로 유럽 경기 회복이 관찰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디레버리지가 진행되며 강력한 경기개선이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유럽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5%로 회복되며, 그 동안의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 

소프트지표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5월 유럽 PMI지수는 기준선을 상회한 57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소비주체의 투자심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가변성은 있다.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 여파 등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유럽의 경기순환적 회복 흐름은 진행형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히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3%에서 2.2%로 하향 조정되었다. 경기가 식어간다기보다 주요 성장 정책의 의회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경기 모멘텀이 연초 수준으로 되돌림 했기 때문으로 봐야 할 것이다.

둘째,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테이퍼링을 시작하면서 달러 강세가 진행됐고, 주당순이익(12개월 선행 EPS) 증가는 정체되는 구간을 지나게 된다. 모멘텀이 소멸된 증시는 횡보 흐름을 이어간 이후 기업이익이 재차 확인되면서 주가도 한단게 레벌업 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은 그 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EPS가 회복되는 중에 있다. 그 동안 줄곧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익 모멘텀 역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년대비 증감률은 +14.9%를 기록하고 있다.

셋째, 정치적 불확실성도 현저하게 완화되었다. 유럽발 정치적 경계감은 트럼프 당선 이후 프랑스의 르펜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확대된 측면이 컸다.

예상치 못한 선거결과로 유럽에서 극우보수 세력의 등장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마크롱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된 상태다. 9월로 예정된 독일 총선에서도 메르켈의 우세가 점쳐지는 등 정치관련 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이 확산되며 특별 검사가 선임됐으며, 가능성은 낮지만 탄핵 관련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쿠슈너까지도 러시아 스캔들에 휘말리며 주요 인사들의 낙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이다. 그 동안 미국으로 유입되던 유동자금이 달러에서 非달러 자산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다만 유럽에 대해서 경계할 점은 있다. 1)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가능성이다. 2) 테러 관련한 불확실성 및 3)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국가의 부실 금융 문제다. 실적 개선과 함께 CDS프리미엄이 축소되면서 은행권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는 상반기까지도 독일을 제외한 유럽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것은 무엇보다 도이체방크의 유상증자, 이탈리아의 BMPS 구제금융에서 보았던 것처럼 금융시장의 불안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지역 내 디플레이션 공포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QE정책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치적 우경화로 인해 유럽을 비관적으로 보는 동인(動因)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투자 매력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며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이전처럼 텐트럼(발작)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경기개선과 디플레이션 탈출에 초점을 맞춰본다면 하반기 유럽에 대한 투자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 오온수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오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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