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삼성증권은 26일 올해 하반기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 환경이 주식시장 붐(Boom)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과감하게 '붐 사이클'에 올라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의 곰'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으로 경기변동이 크게 없으면서 만족스러운 수준의 경제 성장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을 뜻한다. 

골디락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1996~2000년의 미국 경제가 꼽힌다. 당시 연 4% 수준의 높은 경제 성장률이 5년간 이어졌지만 물가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주식시장은 그 기간 130%에 달하는 상승세를 기록했고 특히, 미국 나스닥 지수는 400%나 올랐다.

김성봉 삼성증권 팀장은 이날 발간한 '하반기 투자 테마' 보고서에서 "지금의 금융시장 주변 환경이 골디락스 경제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경기, 물가, 정보기술(IT) 발전 등이 바로 그런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4%에서 3.5%로 올렸는데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은 6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물가는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2007년처럼 상승할 가능성은 없으므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물가 회복이라면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도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T 산업의 발전과 관련해서 "1980년대 인터넷과 PC 보급으로 시작된 3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고 성장이 지속될 수 있었다"며 "지금도 시장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런 투자가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금융시장은 그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의 이런 환경을 종합해 볼 때 1990년대 골디락스 경제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며 "하반기 골디락스 경제 환경이 주식시장의 붐 사이클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변동성이고 불확실성인데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낮고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과거에 없던 유동성이 풀렸다"며 "미국의 경우 시중통화량(M2)의 비중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0%에 달하는데, 이는 한 마디로 과잉을 걱정할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교역량이 늘어나고 생산과 소비가 활발해지고 있고, 부동산, 주식 시장 등이 호황을 보이면서 통화 유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각국 중앙은행은 부작용을 걱정해 과격한 긴축 의지가 없어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는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 개선된 기업 체질 역시 주목할 부분"이라며 "지금 기업은 어지간한 정치적 충격과 낮은 성장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면역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대표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주가가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럴수록 과감히 붐 사이클에 올라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채권 비중을 더 낮추고 그만큼 주식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선진국 주식에서는 미국보다 유럽을 최선호로 꼽는다"며 "신흥국에서는 원자재 중심국가에서 신흥 공업국으로의 비중을 늘리고, 채권자산에서는 만기가 짧은 회사채와 신흥국 채권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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