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국내 자본시장이 지난 1992년 개방된 이후, 자본시장의 이득은 모두 외국인 투자자가 독식했습니다. 코스피 대형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평균 40%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를 이미 외국인은 배당으로 챙겼습니다. 올해 배당액이 25조원 수준으로 늘어난다는 데, 외국인은 앉아서 10조원을 또 챙겨가는 겁니다.”

”거기에 주가 상승률까지 고려하면 그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어마어마한 자본 이득을 봤죠.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단타매매를 하다가 이를 모두 놓쳤습니다. 이제 국내 개인투자자가 중국 증시에서 자본이득을 취할 차례입니다.”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증시가 고점 논란이 일고 있지만 중국은 오히려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5,000선을 웃돌았던 상하이종합지수가 현재 3,200선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저평가된 중국 증시는 아직도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오 대표는 중국 본토주식인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EM)에 편입된 것은 중국 증시에 더할 수 없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현재 2.7% 수준인 중국 증시 외국인 비중이 해외투자자 지분율 제한선인 30%까지 늘어날 것이 명확한 만큼 주가 역시 덩달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오 대표는 다만, 주가지수보다는 독점적 지배력과 수익성으로 글로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이른바 ‘백마주’에 선별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가 성장하면서 자연히 지수가 올라가겠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GDP가 8,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성장하는 동안 지수 상승률은 103%에 그친데 비해 남양유업, 롯데칠성의 주가는 수십 배 상승했다”며 “단순히 중국에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좋은 종목을 잘 골라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기준 조인에셋투자자문 1호 일임 고객의 최근 3개월 계좌 수익률은 19.7%에 달한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같은 기간 공모 중국 본토 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높은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자]1(주식-파생재간접)-A(13.6%)를 크게 뛰어넘는다. 중국의 GDP가 성장하고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음식료나 제약‧바이오, 보험 등의 종목이 유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향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국가는 미국과 더불어 중국이 유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전통 강호’ 독일과 일본이 앞서겠지만 소프트웨어로는 미국과 중국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반도체 산업과 네이버 정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라인이 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네이버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힘든데, 한국 사용자 중심의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은 스마트카가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요는 스마트카로 인해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 대표는 “미국의 페이스북 구글 등과 함께 중국은 인구가 많아 독자생존이 관건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국가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최근 역시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증시에 대해서는 시총 8,000조원 수준인 중국에 비해 규모가 70조원 수준으로 작아, 아직은 좀 더 성장이 필요한 곳으로 봤다.

오 대표는 “현대증권(현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지내면서 국내 증시 분석은 할 만큼 다 해봤다”며 “이제 국내 증시 분석은 절대 하지 않고 중국 등 해외 증시 분석과 투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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