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은 2007년 고양시청 입단과정에서 이중등록 문제가 우려돼 다니던 대학을 자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사진=장미란 재단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2007년 6월 27일 역도계에서 벌어진 한 사건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던 장미란(당시 고양시청)이 다니던 고려대를 자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탓이다. 교수를 꿈꾸던 그녀가 ‘눈물의 자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놀라웠다.

장미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여자 역도 75kg이상급’에서 한국신기록과 함께 당당히 2위를 차지, 은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이듬해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고려대 사범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하면서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 교수 진로의 꿈을 동시에 이어나갔다.

문제는 2007년 초, 장미란이 고양시청에 입단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입단 과정 중 일부 측에서 ‘주간 대학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선수는 일반부 선수로 등록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선수 등록규정을 근거로 규정위반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장미란은 그간 원주시청 실업팀에서 활약하며 문제없이 2년간 대학을 다녔던 터라 고민은 더욱 컸다. 결국, 장미란은 교수의 꿈을 잠시 접고 운동에 매진하기로 결정했다. 자칫 베이징올림픽 출전 논란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역도계는 물론 체육계 전체가 한 바탕 소동을 치렀다. 해당 규정은 대학부와 일반부를 동시에 등록하려는 이중등록을 막기 위한 규정이지만, 오히려 선수의 진로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됐다. 또한, 일각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측이 장미란의 고양시청 입단을 반대하기 위해 일부러 이 규정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일었다.

대한체육회는 논란이 커지자 실업팀 선수가 주간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했다. 장미란도 새로운 규정에 적용, 2008년 대학에 복학해 교수의 꿈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값진 수확을 일궈내면서 전화위복의 한 해를 맞았다.

수원=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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