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정영선] "서울 중구에는 을지로 뒷골목, 회현동 옛길, 광희문 주변,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 등 숨겨진 보물들이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발굴해 서울 전체가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이 한국스포츠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동안 1동 1명소 사업을 잘 마무리해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중구의 숨은 명소도 누구나 찾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 이호형 기자 leemario@sporbiz.co.kr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 14일 한국스포츠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관광자원은 ‘있는 그대로의’ 훌륭한 자연·유적도 있지만 숨어있는 역사·이야기·문화처럼 찾아내고서 잘 다듬어야 빛을 발하는 것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행정2부시장까지 지낸 도시개발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2011년 중구청장이 된 후 문화전문가로 면모를 일신해 오고 있다. 

도시 재생에 대해 남다른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래되고 낡은 도심’이라는 중구의 약점을 역사·문화 콘텐츠가 있는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데 재주를 발휘해 오고 있다.

재선인 최 구청장은 취임 이후 ‘정독야행’, ‘을지유람’, ‘골목문화 창조사업’ 등 문화분야에서 잇달아 히트작을 냈다.

올해 최다 구정 목표인 ‘1동 1명소 사업’ 역시 이의 연장선이다. 정동의 근대문화유산, 회현동 ·명동 문화의 거리, 광희문 문화마을, 을지로 도심산업 특화거리 등 관내 15개동의 특징을 살려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정동 야행길’이다. 2015년부터 정동에 포진한 근대문화유산들을 탐방하는 야간 관광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야간투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다. 매년 봄가을 덕수궁,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등 인근 문화시설들이 늦은 밤까지 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정동야행을 시작한 뒤 정동의 진가가 드날리기 시작했다”며 “전국 16개 도시에서 ‘야행 축제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이 준비중인 또 다른 역사 명소 관광지는 ‘서소문 역사공원’과 ‘필동 서애길’이다.

‘서소문 역사공원’은 현재 노숙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전락해 일반인들의 발길이 뜸해지기는 했지만 천주교 순교자 등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서소문 공원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도들이 희생된 장소로서 성인 44분이 나오셨고,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셨을 때는 새로 25분이 복자로 시성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천주교 성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에 착공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한창 공사 중이고 올해 안에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기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 지하 주차장은 철거하고 그 자리에 추모 공간, 전시관 등으로 꾸미면서 지상은 역사성을 지닌 근린공원으로 리모델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 조성되는 서소문 역사공원을 새남터성지, 당고개성지, 절두산 성지, 명동성당, 약현성당 등과 연결해 성지순례길로 만들고 교황청의 성지순례길 인증도 받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최 구청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필동 서애길’이다. 필동에는 110년 전통의 동국대학교와 남산 한옥마을, 서애 유성용 집터 등이 있다. 이에 필동을 중심으로 한옥마을과 동국대학교를 잇는 대학 문화거리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필동 서애길’을 전선지중화, 보도폭 확장, 도로 일방통행 실시, 간판개선사업 등을 통해 보행친화거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 구청장은 인쇄·조명·공구 등 전문상가가 밀집해 있는 을지로 일대를 정비해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그는 “도로변 적치물과 화물차로 복잡한 거리를 정비하고 을지로 일대 상가를 갤러리처럼 만들면 거리마다 특화된 컨셉트 아래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산업화의 중심지였던 을지로의 숨은 골목 구석구석을 해설사와 함께 돌아보는 ‘을지유람’ 역시 을지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70년된 수제화집, 영화 피에타, 도둑들 등을 찍은 촬영장소, 근대문화의 건축물 등을 엮어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했더니 시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며 “2016년 4월 처음 실시해 당초 매달 둘째, 넛째 토요일 2번에 걸쳐 운영되었던 ‘을지유람’은 매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을지로 빈 점포 6곳을 청년 예술가들에게 빌려줬더니 예술활동을 잘해 후미진 을지로 골목길 구석구석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며 “을지로가 청년들의 예술창작공간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취임 이후 호텔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 후 총 81개의 호텔을 새로 허가했다. 그가 취임 하기전 중구의 호텔은 25개에 불과했다. 

호텔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 효과를 봤다. 호텔 신축 허가를 통해 직접 고용된 인력만 5000명이 넘는다. 

최 구청장은 “그간 일자리 제공이 최고 복지라는 신념을 가지고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관광호텔 창업을 신속히 처리해 주고 중구민을 우선 채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한 수년간 휴점 상태였던 동대문패션타운 일부 건물에 롯데피트인, 현대시티아울렛, 면세점 등 대형쇼핑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1만여개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는 “정부에서 예산을 가지고 일자리 창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지속가능성이 없다”며 “규제완화를 통해 민간경제를 살리는 것이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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