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국내 주요 은행의 하반기 정기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통상적으로 상반기 인사에 비해 하반기 인사는 세부조정 정도라 소폭 인사가 단행돼 왔기에 올해 역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주의·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위성호 신한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초부터 하반기 은행권 인사가 시작된다.

가장 이목이 쏠리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통상 7월 중순에서 말경 실시하던 하반기 정기 인사가 7월 초로 대폭 당겨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취임한 위성호 은행장이 처음으로 단행하는 정기인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이 종료되는 6월이 지난 후 하반기 영업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인사이동을 조기에 마무리 하려는 것”이라며 “은행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자는 위 행장의 ‘리디파인(Redefine·재정의)’이 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 행장은 취임 일성부터 금융을 새롭게 정의하는 ‘리디파인 신한’을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7월 중순 하반기 인사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1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이 임기 중 마지막 인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현장의 인력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인사가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인사의 특징이 ‘영업력 강화’였던만큼 이런 기조를 유지하되, 직원들의 성과에 대해 보상을 해주는 인사가 될 것이라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인사에서 남성이 주로 맡았던 기업금융 분야에 여성 인력을 포함하는 등 성과와 효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7월 초 인사가 실시된다. 이광구 은행장의 인사철학인 “자기인사(自己人事)는 자기가 하는” 성과주의 인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영업공백 최소화를 위해 승진·이동인사를 한 번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 인사이동 조기 실시를 통해 인사이동으로 인한 업무 인수인계 일정을 최소화하고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영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왔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은 ‘미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하반기 구 외환·구 하나은행 직원들의 인사제도를 통합할 예정이다. 두 은행 직원들의 임금과 직급체계는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초 승진인사가 없었고 전보발령만 있었다”며 “인사제도 통합과 승진인사 시기 등의 이유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 달 정기인사를 진행하면 별도의 직급체계를 적용해야 하는데 하반기에 인사제도 통합이 이루어지면 다시 직급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짙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매년 1월과 7월 둘째주에 상·하반기 인사를 실시해왔다. 정기 인사 전 조직개편이 먼저 일어나고 조직 정비 후 인사에 들어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행 본연의 업무가 중소기업 지원이다보니 이를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며 “행장님께서 연초에 상반기 인사를 메인으로 일년 그림을 다 그리셔서 하반기 인사는 이를 보충·보완하는 식으로 소폭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 인사에서 기업고객그룹이 중소기업 영업과 지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업투자금융(CIB)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글로벌사업부를 지역본부장 급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해마다 연말에 한 번 인사를 실시한다. 매년 12월 중순부터 3급 이상부터 인사가 나기 시작해 다음해 2월 즈음 인사가 마무리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인원이 많고 지역이 다양하다보니 한꺼번에 인사를 내지는 않는다”면서 “올해 같은 경우 이경섭 행장님께서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관련해 중점을 두고 계셔서 올초 디지털뱅킹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지난 3월 디지털혁신단을 추가로 신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사에 있어 정기인사, 소폭인사 나누지 않고 때에 따라 조정이 가능한 인사를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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