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정진호/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부상 악재를 맞은 두산이 갈림길에 섰다.

두산은 27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외야수 민병헌(30)과 포수 양의지(30)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지난 25일 롯데전에서 몸에 맞는 볼로 교체된 이들은 MRI 검진 결과 골절 판정을 받았다. 민병헌은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양의지는 왼손 다섯 번째 손가락이 골절됐다. 민병헌과 양의지는 27일 오전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떠나 약 2주 정도 일본에 머물면서 재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주축 선수의 갑작스런 이탈로 두산은 대형 악재를 맞았다. 민병헌은 올해 69경기 타율 0.316, 8홈런 39타점을 기록 중이었고, 양의지는 60경기 타율 0.323, 9홈런 44타점을 올리고 있었다. 둘 모두 수비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빈자리는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두산으로서는 백업 자원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2루수 오재원(32)이 깊은 슬럼프로 고전할 당시 백업 최주환(29)이 펄펄 날아 새로운 '핵심 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주전의 부진과 공백은 '화수분' 두산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태형(50)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민병헌과 양의지의 공백에 대해 "특별한 대처를 하기 보다는 똑같이 해야 한다. 주축 선수 두 명이 빠지면서 (경기 운용 등에) 차질이 생긴 건 사실이지만, 백업들이 올 시즌 정말 잘해주고 있다. 선수들이 뭉쳐서 경기를 하다 보면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새 얼굴'의 활약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뜻이다.

두산은 이날 외야수 조수행(24)과 포수 박유연(19), 투수 조승수(27), 이현호(25)를 불러 올렸다. 민병헌과 양의지가 빠진 자리에는 각각 우익수 정진호(29), 포수 박세혁(27)이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이날 정진호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박세혁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고비를 만난 두산에 반가운 소식도 있다. 지난달 1일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투수 보우덴(31)이 28일 1군에 합류한다. 보우덴은 27일 퓨처스(2군) 리그 SK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6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4km를 찍었다. '최종점검'을 마친 보우덴은 "스플리터가 가운데로 몰려 홈런을 하나 허용하기는 했지만, 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어깨 상태도 문제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웅천 두산 2군 코치도 보우덴에 대해 "재활이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갈수록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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