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임서아]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訪美) 일정에 국내 기업 총수 및 CEO들이 동참하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 및 계약 체결 계획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기업 총수 및 CEO들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Korea-US Business Summit)’ 등 공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 (위 왼쪽부터)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아래 왼쪽부터)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삼성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대신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다. 삼성은 이번 방미 기간에 현지 가전공장 투자 계획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공장 발표와 투자 체결식은 함께 미국으로 간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의 미국 내 가전공장 설립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이번 미국 가전공장 설립 공식화는 삼성전자가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3억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 세탁기 등 일부 생산라인을 먼저 가동하고 냉장고 등 다른 가전으로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행사에 참석한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이번 방미기간에 미국 테네시주와 가전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에는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 원)이 투자됐고, 오는 2019년 2분기 완공될 예정이다. 

LG전자는 2019년까지 총 3억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해 대지 면적 약 11만㎡에 연면적 6만3,000㎡의 북미 신사옥도 짓고있다. 신사옥이 완공되면 LG전자는 뉴저지 주에 분산돼 있는 사무실을 통합하고 LG그룹 계열사도 입주하도록 할 방침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참석, 이 기간동안 제너럴일렉트릭(GE)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수 및 플랜트 건설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비즈니스 서밋 행사 전에 최 회장과 존 라이스 GE 부회장이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최 회장은 셰일가스 수입 확대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SK E&S는 올 1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사빈패스 LNG터미널에서 6만6,000톤의 셰일가스를 수입했다. 문 정부가 LNG발전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이미 지난주 초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는 최근 판매가 부진한 미국법인의 판매·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올해들어 현대차는 미국에서 누적 판매량이 전년 대비 4.8% 감소,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앞서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분야 등에서 오는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총 31억 달러(약 3조5,2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허 회장은 미국과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기간동안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민간 외교 세일즈 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 기간에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도 논의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의분 기업 총수와 CEO는 방미 공식 행사가 끝나면 바로 귀국하겠지만 현지 사업이 걸려있는 CEO들은 미국에 더 머무를 수도 있다”며 “이번 기간에 대규모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기업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의 경제인단 규모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에 비해 축소됐지만 중견·중소기업 명단이 대거 들어갔다. 이번 방미 경제인단은 대기업 10명, 중견기업 14명, 중소기업 23명, 공기업 2명, 미국계 한국기업 2명, 주관 단체인 대한상의의 박용만 회장 등 총 52명으로 구성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양국 대표 기업들이 대거 참석하는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제조·서비스업을 비롯해 IT·의료·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임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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